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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밸류업지수 편입 고려아연 vs 순위권 밖 영풍…영향은평가 기준 5개 모두 고려아연 우세…소액주주·기관투자자 표심 흔들까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27 08:03:5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 주도로 실시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고려아연은 높은 점수를 받으며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반면 영풍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영부실로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번 밸류업 지수 편입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영성과와 자본시장에서의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보다 한수 위란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향후 양측이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공략할 때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평가 기준 5개 모두 고려아연에 뒤쳐진 영풍

한국거래소가 지난 24일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에 고려아연이 편입됐다. 반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은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비철금속 제련업이란 동일 사업을 영위하는 양사에 대한 거래소의 밸류 평가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고려아연은 평가 기준인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에서 모든 영역에서 영풍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탄탄한 실적과 이에 기반한 펀던멘털 등 영향으로 고려아연의 밸류가 영풍 대비 더 높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대표성을 기준으로 보면 양사의 격차는 크다. ‘시총 상위 400위 이내일 것’이란 기준에는 고려아연과 영풍 모두 부합한다. 그러나 지난 25일 기준 고려아연이 시총 14조8028억원으로 코스피 26위를 기록한 반면 영풍은 시총 6908억원으로 코스피 315위를 기록 중이다. 시총에선 21배 넘게 차이 나고 코스피 순위로는 약 300위 정도 격차가 벌어져 있다.


수익성 기준에서도 고려아연이 크게 앞섰다.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닐 것’이란 조항 자체에 고려아연은 부합하지만 영풍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년 양사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고려아연은 매출과 수익성 등을 모두 충족한다. 고려아연은 2022년 매출 11조2194억원, 영업이익 9192억원, 순이익 798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3년에는 매출 9조7045억원, 영업이익 6599억원, 순잉기 53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영풍은 2022년 매출 4조4295억원, 영업이익 689억원, 순이익 415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2023년 매출 3조7617억원, 영업손실 1698억원, 순손실 8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도 영풍은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을 것’이란 주주환원 기준에는 양사 모부 부합한다. 다만 배당금 규모와 배당수익률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배당금총액에선 고려아연이 최대 23배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 이후 최근 3년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2022년 2만원, 2023년 1만5000원, 2024년 상반기 1만원 등이다. 배당금총액은 2022년 3973억원, 2023년 3027억원, 2024년 상반기 20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은 2022년 3.50%, 2023년 3.01%, 2024년 1.98%로 매년 줄었다.

영풍의 경우 2022년 이후 매년 1주당 배당금을 1만원으로 고정했다. 이에 따른 배당금총액은 2022년, 2023년, 2024년 상반기 각각 172억원으로 동일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은 2022년 1.60%, 2023년 1.94% 등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평가(PBR)와 자본효율성(PER) 지표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일 것’이란 시장평가 기준에서 고려아연은 9월 25일 현재 PBR 1.54배로 코스피 종목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영풍의 PBR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9월 25일 현재 영풍 PBR은 0.17배로 0.5배도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여저히 저PBR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ROE에서도 고려아연의 성적표가 높다. 2024년 2분기 말 기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단순 합계는 5587억원이다. 이를 2024년 6월 말 자본총액 9조7590억원에 대입해 산출한 고려아연 ROE는 5.72%로 추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영풍 ROE는 2024년 6월 말 현재 마이너스(-) 0.59%로 집계됐다. 2024년 6월 말 현재 자본총액 4조3289억원에 2024년 2분기 말 기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단순 합계 마이너스(-) 254억원을 대입해 산출한 수치다.


◇밸류업 지수 편입 여부…소액주주 표심 흔들까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산출됐다.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높은 밸류를 얻고 있는 기업들을 거래소가 100곳을 선정한 것이다. 그만큼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각 부분별 핵심 기업이란 상징성을 부여 받을 수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현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와 영풍 경영을 맡고 있는 장씨 일가간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이들은 각각 우호 지분을 기반으로 향후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표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위를 점한 곳은 장씨 일가로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그 일가 및 계열사들이 고려아연 지분을 직접 33.13% 가량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로 7% 가량 지분을 매집해 우호 지분을 40%선까지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그 일가 및 계열사들의 직접 보유 지분은 15.69%다. 이외 현대차그룹 등 우호적 관계에 있는 백기사 지분이 18.37%다. 이를 합하면 총 33.99%가 최씨 일가 우호지분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와 장씨 일가가 40% 지분을 확보하면 양측은 주총에서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어느 한쪽이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표심을 공략해야 한다.

이때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가 경영성과와 밸류업 지수 편입 등을 근거로 장씨 일가와 MBK파트너스의 공격을 방어할 명분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나설 때 펼친 논리는 ‘최 회장이 경영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씨 일가가 영풍과 MBK 공격을 방어할 명분으로 이번 밸류업 지수 편입을 꺼내들 경우 상대의 공격 논리를 무력화 할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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