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노하우·데이터의 결합, 첫발 뗀 SK에너지 DT 사업 설비 60만기 데이터 축적·활용…첫 매출 35억, 계열사 넘어 해외 진출 모색
울산=김동현 기자공개 2024-09-30 08:29:4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9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석유화학 공장은 이미 오랜 기간 자동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원유와 정유·석유화학 제품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동하고 제조·생산 시설도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단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관리·분석할 때, 보다 지능화한 시스템이 필요했고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울산 기반 석유화학 업체들은 해외 솔루션을 사서 업무에 적용했다.다만 해외 솔루션을 활용해 얻은 데이터를 회사 내부 시스템에 적용할 때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꼽혔다. 국내와 해외의 일하는 방식, 문화가 달라 사용성 측면에서 불편함이 많고 회사에 따라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에 변화를 주려고 해도 솔루션 업체에서 원천 소스를 공개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졌다.
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서 만난 정창훈 SK에너지 스마트플랜트추진팀장은 회사가 이러한 문제점에서 착안해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T)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60년 넘게 울산CLX를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자체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외부 판매에 성공, 수익을 내기 시작하며 사업화에도 성공했다.
울산CLX 내에서 본격적으로 DT에 관심을 보이며 스마트플랜트화에 나선 시점은 2016년이다. 250만평의 울산CLX에서 운영되는 설비 60만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술·도면을 디지털화해 보관하기 시작했다. 석유화학 공장에 특화한 스마트플랜트 구축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러한 DT 과제를 수행하던 중 해외 솔루션 활용의 한계점을 발견하고 AI·DT 내재화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플랜트추진팀을 비롯해 설비, 운영 등 임원·실무진이 포함된 AI·DT 추진 콘트롤타워(TF위원회)를 지난해 구성했다. SK그룹이 전 계열사에 디지털 역량 강화를 요구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정 팀장은 "해외 솔루션을 도입하며 원하는 대로 시스템 구축할 수 없는 상황 발생해 확장·사용성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며 "심지어 (데이터·시스템이)폐기되는 경우도 발생해 자체적인 시스템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2년여의 개발 끝에 SK에너지는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오션허브(OCEAN-H)'를 만들어 지난해부터 현장에 적용했다. 오션허브는 디지털 업무 전환 솔루션의 하나로, 시설 내 데이터를 모아 관리·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지원한다. 모바일 작업 허가 시스템, 증강현실(AR) 정비작업 시뮬레이터 등이 오션허브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특히 SK에너지는 이수화학, 이수스페셜티케미컬, KEP 등 울산 내 사업자에게 오션허브를 판매하며 수익화에도 성공했다. 오션허브 판매로 얻은 실적은 매출 35억원·영업이익 6억원으로, 연간 43조원의 SK에너지 전체 매출과 비교하면 그 수준은 매우 미미하다.
SK에너지 역시 이를 통해 당장의 대규모 매출을 얻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다. SK인천석유화학, SK케미칼 등 계열사에서 오션허브를 도입하고 비(非)석유화학 계열사 SK온에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전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 해외 설명회를 개최하며 추가 사업화 가능성은 지속해서 엿보고 있다.
정 팀장은 AI·DT 도입 후 생산성 효과를 묻는 질의에 "아직 수치상으로 말하기에는 모호하고 어렵다"며 "운영을 통해 데이터가 더 쌓이고 효율화되면서 나중에 (도입 후)10년 전과 비교하며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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