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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코리아는 지금]22년 역사 러쉬코리아, 성장 3막 그린다①엔데믹 이후 꺾인 매출 성장세,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소비자 공략 강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4-10-07 09:55:46

[편집자주]

곧 설립 22주년을 맞는 러쉬코리아는 독특한 기업이다. 20대 여성이 홀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본사를 찾아가 한국 판권을 따내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냈다. 동물 실험을 금지하고 환경을 최우선하는 기업이념으로 가치소비를 이끌어냈고 입욕제를 중심으로 국내 목욕제품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다. 더벨은 러쉬코리아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보고 현주소와 미래 과제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매년 매출 순으로 전 세계 52개국 지사와 협력사를 줄 세운다. 러쉬의 한국 판권을 가진 러쉬코리아는 2024년 전년도에 이어 매출 순위 3위를 지켜내며 미국, 영국을 잇는 최대 러쉬 판매 법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러쉬코리아는 2010년대 중반 가치소비 트렌드를 따라 몸집을 키우고 팬데믹 기간 호캉스 및 홈뷰티 유행에 편승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비건 뷰티 브랜드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러쉬코리아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대기업 제치고 한국 사업권 따낸 우미령 대표…'호캉스' 힘입어 최대 실적 기록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는 2002년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러쉬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나머지 처음엔 알록달록한 양초가 아니냐는 등 오해를 샀지만 현재는 1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대표 비건 화장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사진)다. 우 대표는 1973년생으로 미국보석감정연구소(GIA)에서 보석감정과 디자인을 전공하고 보석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웨딩사업을 하다가 2002년 우연히 러쉬를 접하고 브랜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무작정 러쉬 본사가 있는 영국으로 떠난 우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한 5~6개 유통사들을 제치고 한국 판권 계약을 따냈다. 그는 러쉬코리아(옛 열심히)를 설립하고 직원 다섯 명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날 명동 거리에 첫 매장을 열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러쉬코리아는 직영 형태로 꾸준히 매장을 늘리면서 2011년 매출 200억원 고지를 넘겼다. 2012년에는 처음으로 국내에 생산 시설을 마련하며 20여개 제품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했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으로 제품 수입처를 일본에서 영국으로 변경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춰 공급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충북 진천에 키친(생산시설)과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2015년 공격적인 마케팅과 점포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면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10%대를 유지하던 매출성장률이 2015년 22.2%, 2016년에는 32.2%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5년 378억원에서 2016년 500억원, 2017년 658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두 번째 도약기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찾아왔다.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고급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호캉스’ 이용객이 가파르게 늘어났고 이는 러쉬의 주력 제품인 입욕제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러쉬코리아 매출액은 전년대비 23.1% 증가한 1019억원으로 설립 19년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 매출액은 1234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증가했고 1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동력 부재'에 2년 연속 실적 하락세, '원러쉬' 구축 전략 통할까

문제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러쉬코리아의 실적이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액은 2023년 1200억원, 2024년 1182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이익률 역시 15.8%에서 8.6%로 하락했다.

엔데믹 이후 목욕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마땅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러쉬를 대체할 수 있는 중저가 배스 제품들이 다양해지면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제공하기가 어려워졌다.

러쉬코리아는 2025년 실적 반등을 이루기 위한 카드로 ‘원러쉬(ONE LUSH)' 구축 전략을 내세웠다.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해 두 채널로 흩어져 있던 고객 데이터를 취합하고 멤버십 제도로 이를 적극 관리할 방침이다.

러쉬코리아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 전문 채널 ‘러쉬 앱‘을 론칭했다. 선호 매장 등록, AI 기반 제품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러쉬페이를 도입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온·오프라인 통합 혜택 제공, 앱 전용 서비스 구축을 통해 온라인 영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매장 신규 개점과 리로케이션을 통해 고객 체험형 매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오픈한 '러쉬 제주점'이 대표적 예다. 제주점은 야외에 개인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데모존을 배치했고 바다를 보며 족욕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2025 회계연도를 기점으로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해 '원러쉬(ONE LUSH)'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또한 러쉬가 국내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에 차별화를 주기 어려운 글로벌 브랜드임에 따라 제품 외 캠페인, 팝업 행사, 온라인 멤버십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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