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존 이사회 점검]SNT그룹 사외이사 최다 주특기는 '법률·규제 전문가'③법률·규제 전문가 과반, “수주 산업 특성 탓”
김지효 기자공개 2024-10-15 08:19:33
[편집자주]
상장법인은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면서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온다. 그 대가로 상장사 이사회는 건전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여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각종 공시 의무 등이다. 다만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은 의무강도가 약하며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회색지대(Gray Zone)'에 존재하는 이들 기업의 이사회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5: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외이사는 기업 내부의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의 다양한 관점을 제공해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특히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공,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이 같은 중요성을 커지고 있지만 아직 사외이사 다양성 확보는 상법상 의무 사항이 아니다. 다만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은 점차 늘고 있다. 상법상 의무는 아니어도 점차 BSM(Board Skills Matrix)을 통해 사외이사의 역량을 관리하고 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THE CFO는 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와 주특기를 분류하기 위해 자체 BMS 기준을 만들었다. 이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SNT그룹의 코스피 상장사 4곳의 최근 10년 간 사외이사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SNT그룹의 사외이사는 법률·규제 전문가에 다소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간에 SNT그룹에 몸담은 사외이사 10명 중 6명이 법률·규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뒤를 잇는 건 산업·기술 전문가였다. 기업경영 경험을 주특기로 보유한 사외이사도 한 명 있었다.
◇최근 10년간 사외이사 10명 중 6명이 법률·규제 전문가
SNT모티브는 지난 10년간 모두 법률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흥대 변호사는 부산고등법원 법원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SNT모티브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그 뒤를 이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창제 이사도 변호사다. 그는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SNT다이내믹스의 경우 2015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홍순보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포항지검 부장검사,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쳤고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후에는 육사 출신 김영후 전 병무청장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도 김 전 병무청장이 4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SNT다이내믹스가 방산업체인 만큼 관련 산업·기술 인사로 분류했다.
SNT에너지의 경우 이명규 사외이사가 2011년부터 2020년 2월까지 재직했다. 그는 부산지반 경찰청장, 경찰청 외사국장을 지낸 경찰 간부 출신으로 법률·규제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분류했다. 이후에는 한동철 명예교수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조사대상이 된 SNT그룹 사외이사 중 유일한 학자 출신이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현재는 퇴임 후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SNT홀딩스는 가장 다양하게 여러 역량을 가진 사외이사를 선임해 왔다. 법률·규제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2명, 산업·기술과 기업경영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각 1명씩 있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경규 이사는 노무사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김경수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임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지냈다.
2020년 2월부터 작년 3월까지는 이충구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자동차 전문가로 최초의 대한민국 국민차로 불린 '포니' 개발의 주역이다. SNT홀딩스의 자회사인 SNT모티브는 자동차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한국경제TV와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김기웅 이사가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SNT그룹와 10년간 인연을 맺은 사외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경영 전문가로 분류됐다.
SNT홀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주산업 특성상 계약 건이 많아 법률적 지식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변호사 출신이 많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재직기간 평균 4.4년, 최장 9년 재직
기업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에게는 최대주주나 오너를 견제할 수 있는 독립성이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고려해 당초 무한대로 재직이 가능하던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2020년 2월부터 최대 6년으로 제한했다. 오랜 기간 사외이사를 맡다 보면 견제의 칼날이 무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SNT그룹 상장사 4곳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10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4.4년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오래 재직한 사외이사의 임기는 9년이었다. 이외에도 SNT그룹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임기를 꽉 채운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9년 동안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는 SNT에너지의 이명규 전 경찰청 외사국장이었다. 그의 재임기간은 2011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로 상법 개전 이전에 사외이사를 맡았다. 홍순보 변호사와 박흥대 변호사는 각각 SNT다이내믹스와 SNT모티브 사외이사로 6년씩 재직했다. 상법 개정 이후로 임기를 꽉 채운 셈이다.
현재 임기를 맡고 있는 SNT다이내믹스의 김영후 사외이사, SNT모티브의 박창제 사외이사, SNT에너지의 한동철 사외이사 모두 한번씩 연임해 임기 4년차다. SNT그룹 중에서는 유일하게 SNT홀딩스만 예외적으로 사외이사들이 임기를 3년씩 지내고 연임 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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