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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점프업 스토리]투자 유치 5년째, 성장이 만든 '상장' 발판①누적 투자액 4300억, 올해 실적 반영해 상장 본격화 기대감

홍다원 기자공개 2024-10-15 07:48:32

[편집자주]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의 성장세가 무섭다. 2019년 첫 번째 투자 유치 이후 5년 만에 매출액 1조원에 다가섰다. 2023년에는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상장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무신사는 2025년까지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금창출이 원활해 자금 조달이 급하지 않아서다. 조달보다는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프라인·글로벌·뷰티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상장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본격적인 움직임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있는 무신사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는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을 인정받은 유니콘(비상장사 중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이다. 온라인을 시작으로 자체 브랜드와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넓히며 12년 간 흑자를 이어왔다. 대규모 적자로 고통받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늘 비상장사 최대어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무신사 스스로 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시점이나 주관사 선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시리즈 A와 B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약속했던 상장 시기인 2024년까지 두 달 남짓 남았지만 2025년까지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IPO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무신사는 자금 조달이 급하지 않고 FI도 상장 불발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보다 상장으로 차익을 기대하는 것이 유리해서다. 무신사는 시리즈 C 투자로 3조원 중반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시리즈 A·B 투자자들과도 상장 후 기업가치가 3조2000억원 이상일 때 IPO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PB·오프라인 뒷받침한 패션업계 최초 '유니콘'

무신사의 첫 출발은 2001년 프리첼이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개설한 커뮤니티였다. 사람들이 패션 정보를 공유하며 규모가 커지자 2003년 무신사닷컴으로 독립했다. 꾸준히 사람들이 유입돼 플랫폼 성장성을 증명하면서 2009년 지금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를 열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핵심 지표인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패션 트렌드, 매출, 판매량, 조회수, 후기 등 소비자들에게 여러 지표를 제공했고 이는 구매로 이어졌다. 탄탄한 채널을 확보한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를 바탕으로 사업을 넓혀나갔다.

PB 브랜드 호조에 힘입어 오프라인에도 진출했다.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고민한 결과다. 무신사의 확장성은 패션 플랫폼 흑자의 기반이 됐다.


법인이 설립된 2012년 이후 2022년까지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다른 행보로 주목받았다. 자연스럽게 외부 투자 유치로 이어졌고 무신사는 패션업계 최초 유니콘 기업 타이틀을 달았다.

2019년 시리즈 A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에서 1000억원을 투자받았고 이를 기점으로 외형 성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19년 2197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20년 3319억원으로 증가했다.

성장세 덕에 무신사 기업가치도 해마다 불어났다. 2021년 시리즈 B 세쿼이아캐피털과 IMM인베스트먼트에서 1300억원을 추가로 유치해 기업가치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2023년에는 시리즈 C 투자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웰링턴매니지먼트로부터 기업가치 3조5000억원대를 인정받았다. 총 누적 투자액은 4300억원을 기록했다.

◇상환 청구보다 상장으로 얻는 수익 기대감 높아

추가 투자를 유치했고 약속한 상장 기한이 임박해 올해 안에 무신사가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무신사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조건을 걸었다. 무신사가 RCPS 납입일로부터 5년 이내 상장에 실패하면 시리즈 A·B 투자자들은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협의한 기한은 2024년 12월이다.

그러나 한문일 전 대표가 2023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는 IPO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IPO 추진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그러면서 "IPO는 자금 확보 수단이자 기존 주주의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기존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즈 A·B 투자자와 무신사는 지난해 8월 상장을 위한 기업가치에 대한 추가 합의를 거쳤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 3조2000억원 이상, 공모자금 규모 1100억원 이상을 상장 요건으로 합의했다. 이후 시리즈 C 투자 과정에서 3조 중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시리즈 A·B 투자자들에게도 갈수록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 준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가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도 아니다. 2023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01억원에 달한다. 2022년 2151억원에서 95% 늘어났다.

다만 무신사는 2023년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 9931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연결 기준 적자 전환했다.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에 따른 비용 때문이다. 2023년 주식보상비용은 416억원으로 2022년(274억원) 대비 51%나 급증했다. 무신사는 이는 일회성 비용으로 향후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증한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하면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적 개선세를 반영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오는 2024년 실적을 확정하고 내년 4월 연결재무제표 공시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최근 실적이나 미래 추정실적에 대한 근거를 더 상세하게 작성하는 추세"라며 "실적 성장은 공모에 도움이 되는 만큼 더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언제나 열어두고 있다"면서 "올해 12월부터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무신사가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상환 청구권 행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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