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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삼성중공업, 독립성 돋보인 이사진…경영성과 '옥에 티'[총평]①'참여도·구성' 4점대, 사추위 전원 사외이사로…재무건전성 항목 2.5점 '부진'

유정화 기자공개 2024-10-14 08:16:5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9: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 3사로 꼽힌다. 조선·해양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이다. 최근 해양플랜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 점유율을 기반으로 조선업계 오랜 불황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이사회 멤버 '구성'과 '참여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을 구성해 독립성을 구축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 구성원의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 냈다.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견제기능' 항목에서도 역시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경영성과 지표에서 유독 낮은 점수를 받으며 이사회 평가 육각형 평가모델에서 한 축이 무너졌다. 경영성과 지표는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으로 구분된다. 회사는 2015년부터 이어 온 적자를 지난해 끊어내고 영업익 기준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불어난 차입금이 재무건전성 점수에 악영향을 미쳤다.

◇참여도 항목 점수 가장 높아…사외이사 교육도 '활발'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참여도 △구성 △견제기능 △평가 개선 프로세스 △정보접근성 △경영성과)로 삼성중공업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5점으로 산출됐다.

평가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5점으로 채점했다. 반면 평균치를 하회하면 1점을 받게 된다.

우선 '참여도' 항목에서 평균 4.1점을 얻었다. 삼성중공업은 공시대상기간(2023년 1~12월) 동안 정기 이사회는 7회, 임시이사회를 1회 개최했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의 출석률이 준수했다. 정기 이사회의 평균 출석률은 92%, 임시 이사회는 100%를 기록해 최상위 점수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이사회 의안(안건)과 관련해 이사회가 개최되기 평균 7일 전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공유했다. 여기에 이사회 지원 전담 조직도 뒀다. 이들은 사외이사들에게 경영 현황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하고, 동시에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도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사회 평가 '구성' 항목은 평균 4.0점으로 채점됐다. 삼성중공업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총 7인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6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됐다. 이밖에도 지배구조 분야에서 이사진의 역량을 시각화하는 BSM(Board Skill Matrix)을 만들었다. 공시를 통해 공개한 점 역시 좋은 점수로 이어졌다.

◇재무건전성 지표 최하점…육각형 평가모델서 '오점'

'견제기능' 항목은 3.7점으로 채점됐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만으로 이루어진 별도의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과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보접근성'과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선 각각 3.5점과 3.6점이 나왔다. 사추위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은 큰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이사회 평가 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게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고 있지 않아 감점됐다.

삼성중공업 이사회 평가에서는 '경영성과' 항목이 가장 부진했다. 평점은 2.5점이다. 이렇다 보니 육각형 평가모델에서 한쪽이 찌그러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평가는 질문 문항별로 극단을 달렸다. 11개 질문에서 7개가 1점, 4개가 5점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경영성과 항목 내에서도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 부문에선 5점을 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한 8조94억원을 기록했다. KRX 300 평균치인 4.70%를 훌쩍 웃도는 증가세다. 영업이익 역시 233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8544억원)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주가수익률과 TSR 역시 최고점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주가수익률과 TSR은 모두 52.6%로 나타났다. 주가수익률과 TSR의 KRX 300 평균치는 각각 25.74%, 27.64%다. 주가수익률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TSR은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보여준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부진했다. 삼성중공업은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이자보상배율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357.4%를 기록해 평균치(92.0%)를 훌쩍 넘어섰다. 순차입금/EBITDA와 이자보상배율도 각각 6.2배, 1.3배를 기록했다. 순차입금/EBITDA는 평균치 1.12배를 훌쩍 넘겼고, 이자보상배율은 평균치 9.72배에 크게 못미쳤다.

순차입금/EBITDA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값이 높을 수록 채무상환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항목에서도 1점을 기록했다. 기업의 순자산에 대해 1주당 몇 배 거래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인 PBR은 1.92배을 기록했다. 평균치(2.38배)에 미치지 못했다. 또 적자가 시작된 2015년부터 배당을 진행하고 있지 않아 배당수익률은 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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