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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에프알,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갈림길 소액주주 측 '대표 보수 너무 높다' 공격, 이르면 이달 말 인용 여부 결정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10 10:45:0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치에프알의 소액주주연대가 제기한 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빠르면 이달 중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에치에프알이 앞서 3월 진행한 주총에서 20억원으로 설정한 이사 보수 한도가 과하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종민 대표의 보수를 인상했다는 게 핵심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치에프알 소액주주들은 올해 5월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맡았다.
출처=에치에프알 공식 홈페이지
이사 보수 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을 2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무효로 해달라는 주장이다. 가처분 결정이 인용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한 이사들에게 보수를 지급할 근거가 사라진다. 다시 주총을 열고 주주 승인을 받기 전까지 이사들에게 보수를 줄 수 없다.

에치에프알은 올해 3월 주총에서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과 더불어 △정종민 대표 등 사내이사 4인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 한도 승인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자사주 전량 소각 건 △주주가 선정한 감사의 선임 건 △대표 보수 7200만원 승인 건은 모두 부결됐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에치에프알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나치게 높였다는 이유에서 비롯됐다. 에치에프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42억원, 영업적자 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직전년도 영업이익은 90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실적은 약화했지만 대표이사의 보수는 늘었다. 2022년 15억5200만원이었던 정 대표의 보수가 지난해엔 17억31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중 상여금이 12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억원 증가했다.

에치에프알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원 보수 규정 및 성과 관리, 보상 규정에 따라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 지표와 리더십, 전문성, 윤리 경영 등 기타 회사 기여도로 구성된 비계량지표를 기준으로 경영 성과 관리 지표를 도출했다"며 정 대표의 상여금 지급 기준을 설명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의 쟁점은 △이사의 보수를 정함에 있어 당사자인 정 대표의 의결권 인정 여부 △개인 주주의 위임장을 모은 것이 '의결권 공동 행사에 관한 합의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가처분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결정될 필요성 여부(보전의 필요성)다.

에치에프알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를 승인하며 정 대표의 의결권을 인정했다. 반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공동 행사권은 주총 당시 인정받지 못했다. 주주들이 모은 주식은 5% 이상이었지만 의결권에 대한 별다른 공시를 하지 않았기에 '5% 보고 의무 위반'이라는 게 에치에프알 측 주장이다. 아울러 이번 소송은 공익적 목적이 없다며 재판부에 '재량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어떤 권리나 이익을 침해받거나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을 때 그 권리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재판부가 즉각적인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주주연대는 올해 진행된 주주총회 결과로 인해 에치에프알과 주주에게 끼친 손해가 크다고 주장했지만 에치에프알은 보전의 필요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주주연대 측은 가처분 인용을 자신하고 있다. 소액주주 쪽 변호를 맡은 허권 변호사는 "주주연대는 모두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한 상황"이라며 "특별한 일이 없다면 법리적으로 굳이 인용이 안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에치에프알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에치에프알과 소액주주 측은 오는 11일까지 2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재판부가 2~3주에 걸쳐 자료를 검토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말 가처분 인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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