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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신탁, 평택 물류센터 책준 못 지켜 '피소' 시공사 법정관리 탓 준공 지연, 전체 사업장 PF대출 3조 상회

이재빈 기자공개 2024-10-11 07:39:3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이 경기도 평택 물류센터 개발사업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해 소송을 당했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여파다. 책준 미이행으로 KB부동산신탁에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준 사업지에 제공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액이 3조원을 상회하고 있는 만큼 추가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물류센터 개발사업 PF 대주단은 최근 KB부동산신탁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업장은 KB부동산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인데 계약서에 기재된 책준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사업은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후사리 330-1번지 일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7만1911㎡ 규모 복합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위탁자는 보아스개발이고 새천년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PF대출을 조달한 시점은 2022년 2월이다. 다올투자증권이 대리금융기관을 맡아 총 1090억원 규모 대출약정이 체결됐다. 대출약정은 선순위 470억원, 중순위 160억원, 후순위 16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 대주는 메리츠금융그룹이다. 메리츠캐피탈이 452억원,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308억원, 메리츠증권이 10억원을 약정했다. 중순위는 신한캐피탈(160억원), 후순위는 하나증권(160억원)이다.

준공 전에 선매입 약정을 확보함에 따라 순항이 전망됐던 사업지다. 시행사는 2023년 2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13억원 규모 이행보증금도 신탁계좌에 예치된 상태였다.

사업이 난항을 겪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이다. 새천년종합건설이 2023년 11월로 예정돼 있던 시공사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기한이 도과됨에 따라 새천년종합건설에는 923억원 규모 PF대출에 대한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했다.

문제는 새천년종합건설에 해당 채무를 인수할 재무적 여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새천년종합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억원에 그쳤다. 지급여력을 가늠할 때 사용되는 유동비율도 98.6%에 그치면서 1년 간 지급해야 하는 부채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보다 많았다. 부채비율은 1820.3%로 나타나 외부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도 불가능했다.

결국 보아스개발과 KB부동산신탁은 새천년종합건설과 체결했던 공사도급 계약을 지난 2월 해지했다. 새천년종합건설은 같은달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수행하고 있던 모든 공사를 중지하게 됐다. KB부동산신탁은 대체 시공사를 선정하고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다.

다만 공사가 장기간 중단됨에 따라 신탁사 책준 기한도 도과됐다. 신탁사 책준 기한이 통상 시공사 책준 기한보다 6개월 뒤로 설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KB부동산신탁은 5월 말까지 공사를 완료해야 했다. 하지만 평택 물류센터 개발사업은 이달 준공이 예정돼 있다. 5개월 가량 신탁사 책준 기한이 도과된 셈이다.

대주단과 신탁사 간 소송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로 시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책준 관련 신탁사와 대주단의 갈등이 소송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인천과 평택, 안성 물류센터와 창원 복합시설 개발사업의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만 KB부동산신탁을 상대로 제기된 책준 의무 미이행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대주단과 협상을 통해 소송이 제기되는 최악의 상태를 피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른 사업장의 대주단이 추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부동산신탁의 책준 약정 규모는 14개 신탁사 중 2번째로 크다. 6월 말 기준으로 준공 사업장을 제외하고 50개 사업장에 책준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에 제공된 PF대출 약정액은 4조3486억원, 대출액은 3조1931억원 규모다.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시공사 자체자금으로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신탁사가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되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은 올해 들어서만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상태다. 먼저 지난 2월 단기차입금 한도를 4250억원에서 7650억원으로 3400억원 확대했다. 유사 시 사용 가능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또 6월에는 1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9월에는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KB부동산신탁은 우선 소송 확대를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기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공사지연 사업장에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신탁사 책준기한 준수에 역량을 집중한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책준 확약 사업장 준공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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