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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KB부동산신탁, 신탁계정대 7866억 '업계 최대'①56개 사업장 PF 약정액 4조7226억, 기한 도과 6건 발생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28 07:53:26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약정이 제공된 사업장에 실행된 PF대출 잔액은 1분기에만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주요 사업장이 잇따라 준공된 효과다. 한때 8조원에 달했던 약정액은 1분기말 기준 4조7226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신탁계정대 투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에만 2.5배 이상 증가한 신탁계정대는 1분기에도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사업장에 대한 자금 투입이 급증한 가운데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50%에 달하고 있어 채권 회수에 어려움이 전망된다.

◇사업지 109곳서 56곳으로 줄어, 평택 지산·인천 주복 등 약정 미이행

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지는 1분기 말 기준 56곳이다. 2021년 109곳에 달했던 책임준공 약정 사업지는 2022년 105곳, 2023년 72곳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한때 8조원에 달했던 책임준공 사업장 PF 대출약정 규모도 2022년 이후 감소세다. 2021년 7조2977억원이었던 약정액은 2022년 7조972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말에는 5조6206억원으로, 올해 1분기 말에는 4조722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공시하고 있는 대출잔액은 4조20억원에서 3조4790억원으로 축소됐다.

PF 대출약정 규모와 대출잔액은 책임준공 확약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금의 기준이 된다. 최근 금융권은 책임준공 약정이 이행되지 않으면 신탁사가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 전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준 사업장 PF 대출잔액 규모는 KB부동산신탁 자기자본의 14.55배에 달한다.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2391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3768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22년 405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말 2861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KB부동산신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36억원이다. PF 대출잔액의 4.42%에 불과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2년 1503억원, 2023년 1581억원을 기록하는 등 15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 약정 기한 도과 사업장 수를 공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현재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한 사업지는 6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장의 10% 수준이다.

경기도 평택 지식산업센터 사업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책임준공 기한이 지난 3월까지였지만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약정이 이행되지 않았다. 해당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은 770억원 규모다.

인천 주상복합 사업장은 지난해 6월로 예정됐던 책임준공 약정이 미이행됐다. 시공을 맡은 대우산업개발이 회생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PF 대출 규모는 1400억원이다.

다행히 대주단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아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다만 향후 사업 종료 시점에 KB부동산신탁이 준공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대주단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 사업장 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주로부터 꾸준히 유동성을 수혈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차입한도 약정액을 3400억원 추가 확보하면서 단기차입금 한도를 7650억원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차입 외에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책임준공 사업 수주 시 시공사 시공능력 및 재무현황에 따른 수주한도 차등 운영, PF대출 금융기관 한도 관리, 필수사업비 확보, 우량사업장 위주 수주 등 선별적 수주를 추진해 왔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 악화 환경 등에 대응하고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규사업 수주절차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책임준공 사업장 관리에는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책임준공 관리사업장에 대한 공정지연수준별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등 밀착 관리를 실시하는 한편 이슈사항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또 관리사업장에 대해서는 KB부동산신탁 기술인력 투입을 통해 공정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공사비 증가 등으로 신탁계정대 투입이 필요해지면 자금소요 항목 및 금액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신탁계정대 투입을 최소화 하고 있다.

◇개발 사업장 투입 자금 8000억 육박, 절반이 고정이하 자산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전을 피해가고 있는 배경에는 신탁계정대 투입이 자리한다. KB부동산신탁 자금 투입을 통해 공사가 완전히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으면서 대주단을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소송전을 피하는 대가로 전체 신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신탁계정대를 보유하게 됐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1분기 말 기준 7866억원에 달한다. 자산(9410억원)의 83.59%가 신탁 사업장에 제공된 대출채권으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전체 신탁계정대 중 책임준공 사업장에 투입된 규모는 전체의 20%인 1500억원 수준이다.

신탁계정대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에는 1187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2423억원, 2023년 6859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09%에서 83.59%로 확대됐다.

신탁계정대의 무난한 회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업 환경과 건설사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수의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은 올해 들어서만 4건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먼저 지난 2월 3개 사업장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손실금액은 각각 416억원, 299억원, 319억원 등 총 1034억원에 달한다. 4월에도 446억원 규모 추가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2024년 들어 1480억원 규모의 자산이 부실화됐다.

부실채권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신탁 자산 중 절반 가량이 고정이하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49.2%로 집계됐다. 2021년 62.39%에서 2022년 41.46%로 개선됐으나 2023년 43.72%로 증가하는 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자산 부실화 조짐이 감지됨에 따라 KB부동산신탁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021년 206억원에서 2022년 1590억원, 2023년 1590억원으로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1907억원이다. 신탁계정대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2022년 12.05%에서 2024년 1분기 말 24.24%로 확대됐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50% 이상 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며 "신규사업 수주 절차 개선, 철저한 사업장 관리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통해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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