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소액주주 좌담회]18%로 주인되나? '내것' 아닌 '우리의 것', 소액주주와 같다②빠른 경영 정상화 위한 적극적 주주권 '경영참여 불가피', 밸류업 선순환 기대
사회=최은진 부장/ 정리=정새임 기자공개 2024-10-14 14:10:4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아닌 한양약품이 된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드리워진 또 다른 오해는 '경영권 강탈'이다. 실제로 그는 한미약품에 이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입성까지 공식화 했다. 이는 곧 신 회장이 회사를 집어 삼키려고 한다는 의혹으로 이어졌다.임종윤·종훈 형제와 다른 노선을 가게 된 것 역시 완전한 지배력을 갖기 위해서라는 오해들. 신 회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한다. 가족들의 지분 총합이 더 높은 상황에서 '한미를 집어 삼키는 건' 할래야 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대주주의 한사람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입장은 강경하다. 경영에 깊이 관여를 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을 통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미는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라는 관점에서 봐달라고 호소했다.
◇"가족이 아니면 경영참여 안된다? 개인 최대주주의 권리 행사 당연"
사회: 모녀 주식을 매입하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그런데 회사를 장악하려는 수순이라고 보는 오해의 시각이 있다.
신동국: 한양정밀을 포함해 내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18%다. 딱 그만큼에 대한 권리만 가질 뿐이다. 모녀와 맺은 공동의결권행사 계약은 기간이 5년으로 한정돼 있다.
만약 내가 임씨 일가를 몰아내고 한미약품그룹을 먹으려 한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겠나. 가족들이 힘을 합치면 지분 절반이 넘는다. 내가 회사를 집어 삼키려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나는 여전히 내 보유 지분만큼의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회사가 이렇게 나빠지는 걸 더이상 볼 수가 없어 경영에도 간섭하겠다는 얘기다. 대주주로서 가만 있어서 되겠나. 한미약품그룹이 더 큰 회사로 성장하는 걸 보는 것이 내 꿈이고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어려울 때 도와줬는데 이제는 임씨 가족이 아니라고 빠져라, 이러는 게 맞나. 나도 주요주주고 그에 대한 권리가 있다.
사회: 3자연합 의결권이 공동으로 묶여있는데 의사결정은 신 회장 중심으로 이뤄지나.
신동국: 내 지분이 가장 많으니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린다 하더라도 결론을 내리는 과정은 3인이 함께 상의한다. 지분이 많다고 내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소액주주연대: 임종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신 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해외 PE를 들이는 구조를 제안했는데 돌연 마음을 돌려 계약을 취소시켰다'고 했다.
신동국: 정확히 얘기하면 실제로 나에게 유리한 제안을 한 적 없고 유일하게 들었던 투자유치 방안은 오히려 내 지분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조건을 떠나 제3자 배정으로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예를들어 공표했던 1조원을 가져오면 그만큼 기존 지분이 희석되고 결국 외국기업에 경영권을 넘기게 되는 것 아니겠나. 나중에 그만큼의 지분을 되찾아올 방도도 없다.
임종훈 대표는 담보없는 깨끗한 지분이 나밖에 없으니 내 지분을 포함해 PE와 거래를 타진했을텐데 입장바꿔 생각하면 어떤 주주가 그 거래에 동의할 수 있을까. PE는 빠르게 구조조정 하고 주가 올려서 일정 기간 내 이득 취하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우리같은 대주주는 가만히 있다가 지분 희석되고 경영권 날리는 거다.
사회: 지분을 더 매입할 생각이 있나.
신동국: 생각 중이다. 물량 문제가 거론된다고 하는데 그건 방법이 여러가지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산다 안산다 얘기하기는 좀 어렵다.
◇"1조 외자유치? 가능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허상…회사 망치는 일"
소액주주연대: 주주들은 한미사이언스 주가를 누르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 번째 상속세로 인한 오버행 이슈 해소, 두 번째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다. 형제 측이 말한 것처럼 특정 글로벌 PE가 들어오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빅파마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신동국: K사 등 해외PE와도 대화를 해봤다. 1조원을 투자하고 전문경영인을 데려와 구조조정하고 상장폐지 시킬거다. 단기간 주가는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회사가 쑥대밭이 되고 진통도 클 거다. 급하게 대규모 투자를 받아서 부채를 어떻게 감당할지 대안도 없다.
형제가 주장하는 해외PE 들어오는 것이나 대주주 연합체가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경영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해외서 1조원을 투자 받아서 하느냐, 우리끼리 하느냐의 차이다.
어느 쪽이 주가에 더 오래 유리하게 갈 것인지는 소액주주들도 판단할 수 있으리라 본다. 덧붙여 신약 개발 등 갑자기 1조원을 붓는다고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급하게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해야 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사회: 글로벌PE와의 투자유치 딜은 오너가 가족 4명과 신 회장까지 5인 모두가 합의해야 가능한 거래 아닌가. 신 회장과 모녀가 반대하면 성사될 수 없지 않나.
신동국: 그렇다. 전제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액주주들도 냉정하게 판단을 해줘야 한다. 아무리 봐도 한미약품의 미래는 상당히 밝은데 임종훈 대표가 욕심을 낸다. 대주주 연합 의사결정 체제를 만들고 전문경영인을 앞세운 시스템을 갖추면 제3자, 그러니까 해외PE 등이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하게 한미약품을 성장시킬 수 있다.
나는 소액주주들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 빨리 회사가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주가가 오르는 것. 회사가 잘 되어야 안정적으로 배당도 받는다.
그렇게 되면 형제들도 자신들의 부채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싸우기만 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외자유치만 얘기하니 주주의 한사람으로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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