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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상장 할인율 '7%'…시장 친화도 떨어지는 공모구조코스피 상장 5년 내 두 번째로 낮은 할인율…오버행 물량도 '2조' 육박

백승룡 기자공개 2024-10-16 18:13:4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나선 케이뱅크는 평가액 대비 가장 낮은 할인율을 제시한 기록도 쓸 것으로 보인다. 희망 시가총액 밴드 상단 기준 할인율을 7% 수준으로 비교적 보수적인 공모 전략을 취하면서다. 상장일 매도 가능 물량도 2조원에 육박해 역대급인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뱅크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 친화도가 떨어지는 공모 전략으로도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케이뱅크 할인율 상단 기준 7.06%…코스피 상장 5년 내 두 번째로 낮아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8200만주를 공모하는 케이뱅크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4510만~6150만주(55~75%)를 배정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이다. 상장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공동으로 맡았다. 인수단으로는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참여한다.

공모가 밴드 상단(1만2000원) 기준 케이뱅크의 공모액은 9840억원, 시가총액은 5조3억원으로 지난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각각 최대 규모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밴드 상단을 초과해서 공모가가 정해지면 조(兆) 단위 공모 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등 5곳으로 이 중 전진건설로봇, 산일전기, 에이피알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정해진 바 있다.

관건은 케이뱅크의 몸값 대비 낮은 할인율이다. 케이뱅크는 자본을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금융회사라는 점을 고려해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으로 시가총액 5조4049억원을 산출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말 자기자본(1조9557억원)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1.62배) △일본 SBI스미신넷뱅크(2.96배) △미국 뱅코프(3.11배) 등 3개 비교기업의 PBR 멀티플 평균값(2.56배)을 적용, 공모자금 유입액을 더한 값이다. 할인율은 밴드 상단 기준 7.06%, 하단 기준 26.42%를 제시했다.

밴드 상단 기준 7.06%의 할인율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케이뱅크 직전 올해 최대 규모 IPO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은 밴드 상단 기준 21.4%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나머지 에이피알, 시프트업,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등의 할인율도 밴드 상단 기준 14~19% 사이에 분포했다. 최근 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을 통틀어도 케이뱅크의 할인율은 넥스틸(5.8%)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 기업의 할인율은 주관사와의 협의를 거쳐 정하기 나름”이라면서도 “공모주는 증시 거래실적이 없어 주가의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20% 안팎의 할인율을 제시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뱅크가 1조원에 육박하는 공모에 나서면서도 상단 기준 할인율을 7%만 제시한 것은 시장 친화적인 모습은 아니다”며 “밴드 상단 기준 5조원의 시가총액을 맞추고 싶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공모규모 1조, 잠재 매도물량 2조…”구주매출 주주 물량 풀리는 3개월 뒤가 분기점”

케이뱅크 IPO는 공모금액 대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측면에서도 시장 친화도가 떨어진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1억5550만8247주에 달한다. 이는 케이뱅크의 상장예정주식수 4억1669만5151주 대비 37.32% 비중을 차지한다.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1만2000원) 기준으로 보면 최대 1조8661억원 규모가 매도 물량으로 쏟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공모규모(984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통상 공모 규모가 커질수록 절대적인 오버행 규모는 커지게 마련이지만, 공모금액 대비 상대적인 오버행 규모가 2배에 육박하는 것은 흔치 않다. 역대 최대 규모 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도 10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그럼에도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인 12조7500억원에 비하면 80% 수준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랜드마크 딜이었던 두산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 직후 오버행 물량은 공모금액 대비 각각 99.1%, 80%였다.

케이뱅크의 대다수 주주들은 일정기간 자발적 의무보유에 나서면서 각 주주별로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주식수 대비 1~2% 남짓하다. 다만 케이뱅크의 주주들이 이미 10곳을 넘는 상황이다 보니 이들의 1~2% 물량만 모아도 대규모 오버행 부담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잠재 매도물량이 특히 큰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공모 후 지분율 10.95%를 갖게 될 예정인데, 이 중 8.97%에 대해 자발적 보유기간 6개월을 두고 나머지 1.98%(약 824만주) 물량은 상장 직후부터 매도할 수 있다.

이 외 △BCC KINGPIN(307만주) △KHAN SS L.P.(307만주) △카니예유한회사(217만주)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192만주) △한화생명보험(677만주) △케이로스유한회사(839만주) △컴투스(770만주) △GS리테일(560만주) △엠디엠플러스·엠디엠(각각 600만주·480만주) △KG이니시스(460만주) 등의 물량이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오버행 물량으로 분류된다. 상장 후 3개월 뒤 유통가능물량은 51.69%로 늘어난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주매출에 참여한 주주들의 보호예수 기간은 3개월로 이후 풀리는 매각가능 지분은 약 14.37%”라며 “오버행 리스크의 분기점일 것”이라고 짚었다.

케이뱅크의 IPO는 향후 조 단위 상장 예정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재 LG CNS,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한동안 침체됐던 IPO 시장이 올해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을 거치면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번 케이뱅크의 1조원 규모 공모까지 흥행에 성공하면 내년 대규모 IPO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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