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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MBK-영풍의 1라운드 승리, 가처분 판결 변수로 작용하나고려아연 재정 악화 우려, 법원의 가처분 판결 영향 가능성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16 08:07:4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1라운드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향후 가처분의 판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처분 결과에 따라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 중단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최 회장 측이 자사주를 매입한 후 이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1라운드 결과가 법원 판결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했다. 이로써 기존 영풍 측 지분 33.13%와 이번 공개매수로 매입한 5.34%를 합쳐 총 38.47%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MBK연합 입장에서 5.34%는 유의미한 숫자다. 과반에 달하는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종료 시점, 법적 리스크 등을 고려한 기관투자자들의 전략적인 선택이 이번 결과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매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MBK연합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판결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자사주 매입을 위해 차입한 금액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 후 부채비율이 증가하면 향후 밸류업을 위해 필요한 재무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한 자사주 매입이 실제로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MBK연합이 경영권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만큼 법원도 이를 고려해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가처분 판결에서 기업의 재정 건전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은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통해 불안정한 재정 상태로 이어지는 것은 국가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심문기일은 오는 18일께다. MBK연합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저해하는 배임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인해 실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가처분에는 고려아연 측이 임의적립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과정 역시 위법에 해당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의적립금의 목적을 전환하는 권한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 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이사회의 결의로 이뤄진 건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주주총회 결의에 반하는 위법행위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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