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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가격 경쟁 밀렸지만, 남아 있는 돌파구 '기술력'③장인화 회장,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 주도…고부가 제품 출시 빨라질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23 07:30:02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올해 '철강 경쟁력 재건'을 가장 중요한 혁신 과제로 꼽은 것만 봐도 포스코에 남다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복잡한 현실이다.

다행히 포스코의 최대 강점인 기술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익률이 높고 적용 가능한 프리미엄 시장이 무궁무진한 만큼 친환경·고부가가치 철강재는 포스코가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은 기술로 압도할 만한 수준의 문제들"

올해 상반기 포스코가 발표한 철강 경쟁력 재건안은 업계에서 이미 오래된 계획처럼 익숙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으로 이는 2019년 당시 철강부문장이었던 장인화 회장이 강건재 통합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 출범을 주도하며 한 차례 추진했던 전략의 연장선이다.

그때와 지금의 전략이 유사하다는 것은 업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철강 수요는 18억t 수준이었다. 그런데 2023년 18억1000만t, 올해는 18억5000만t으로 예측된다.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산 철강회사들의 물량 밀어내기는 수급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급 과잉 국면에서는 가격이 낮은 제품이 우위를 차지한다. 실제 열연은 t당 가격이 2022년 110만원대에서 올해 상반기 94만원대로 떨어졌고 후판 가격도 t당 120만원대에서 80만원선으로 하락했다. 자국에서 소비되지 않는 철강 제품을 외국으로 헐값에 밀어내는 중국 철강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살 길은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높은 기술력이다. 특히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객사들은 필수적으로 저탄소 요구에 맞는 친환경·고기능 철강재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를 겨냥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면 포스코의 수주 확대, 이를 통한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를 상징하는 기술 초격차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직면한 문제가 많다고 해도 아직은 기술로 압도할 만한 수준의 문제들"이라고 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당시 철강부문장 사장)이 2019년 프리미엄 강건재 브랜드 이노빌트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출처: 포스코)

◇품질 여전히 앞서…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 의지

다행인 것은 품질 쪽이 여전히 포스코의 주 무대라는 점이다. 철강 분석 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로 평가해 왔다. 또, 올해 세계철강협회 스틸리어워드 시상식에서 포스코는 기술혁신을 포함한 3개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장 회장이 2019년 이노빌트를 출범한 이후에도 포스코는 2021~2022년에 친환경차 제품 브랜드 '이오토포스(e Autopos)'와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및 탄소 저감 통합 브랜드인 '그린어블(Greenable)', '그리닛(Greenate)'을 선보였다. 비철강 사업 확장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도 근본에 대한 고민은 지속해 온 셈이다.

업계는 포스코의 고부가 친환경 제품 출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드러지게는 그리닛 등 친환경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저탄소 제품 출시 확대가 가장 먼저 예상된다. 이미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마케팅 관점에서 친환경 철강재(그린스틸) 프리미엄 체계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저비용 대량 생산 체제에 맞서기 위한 시설투자도 예상된다. 고부가가치 철강재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생산시설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장 회장은 지난 6월 WSD가 주관한 '초격차 미래 경쟁력을 향한 혁신' 포럼에서 공장에 로봇 등이 도입된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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