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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제2라운드 돌입하는 경영권 분쟁, 주가는 상한가113만원대 진입, 장내 매수 진행 주목…소송전·이사회 변화도 관건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25 08:16:5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 그 어느 쪽도 지분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주식 시장은 장내 매수 등 한층 격화된 경쟁을 예상하며 고려아연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양측의 법정 다툼도 시세 조종과 부정거래라는 새 쟁점으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0만원 넘어선 주가…'머니게임' 돌입하나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오후 1시 기준 전일 대비 29.91% 상승한 113만80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영풍·MBK 연합과 고려아연이 장내 주식 매수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주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충분하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14일 마감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율을 38.4%로 높였다. 어제(23일) 마감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최대 36.4%가 된다. 양측의 차이가 불과 2%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이번에 공개매수하는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남는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 기준으로는 영풍·MBK 연합이 48%, 최 회장 측은 최대 46%로 전망된다. 승리의 확실한 고지인 50%을 넘기 위한 지분 경쟁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 최근 3개월 동안의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양측의 강점은 분명하다. MBK는 14일 마감된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에서 2000만원이라는 적은 돈만 사용했다. 최소 비용으로 과반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력을 아껴둔 상태다. 소송 등 여러 잡음을 감수하면서 여기까지 온 만큼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목표를 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장내 매수 외에도 추가로 활용할 수단이 있다. 그는 다음 달 중순 방한 예정인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과 리처드 홀텀 차기 CEO와 회동할 예정이다. 이밖에 다른 우군들과 접촉해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2.4%를 맞교환하는 식으로 의결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앞서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주 활용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직 어느 한쪽이 장내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겨냥한 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가 소송으로 갈등 심화…이사회 변화도 주목 포인트

경영권 분쟁이 제2라운드에 돌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 시장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정 다툼과 이사회 소집 전망도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업계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소송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 측이 차입 등을 활용해 자사주를 고가에 매수하는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결과에 따라 최 회장 측 공개매수 중단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반대로 최 회장은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며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그러나 23일 최 회장은 자신이 낸 이 가처분 신청을 스스로 취하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준비되지 않은 논리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의 소송전들은 승자가 없는 채로 끝난 셈이다. 이에 영풍·MBK 연합과 고려아연은 23일 서로를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쌍방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공개매수 준비 단계에서 시작된 소송이 진행 상황을 둘러싼 추가 소송으로 이어지며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사회 역시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13명 중 12명은 최 회장 측 인사다. 영풍·MBK 연합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자신들 측 인사들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회장이 소집 요구 자체를 거부하면 또다시 법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날짜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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