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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포대 35억개' 해상운송…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친환경 전략 [르포] 7000톤 전용선 13척 운영, 해상운송 의존도 90%...미세먼지 관리 '총력'

삼척(강원)=박완준 기자공개 2024-10-28 13:34:2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른 하늘과 청량한 공기, 맑은 바다. 탄소와 분진 배출량이 많아 대표적인 회색 산업으로 분류되는 시멘트 공장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이다. 특히 시멘트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대기오염물질과 분진 등이 분출된다는 인식이 가득하다.

하지만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공장은 생소한 풍경이 펼쳐졌다. 1957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시멘트 공장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노후화된 설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분진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삼척항 부두에 시멘트 전용 선박을 접안하고, 시멘트를 파이프로 이동시켜 외부 노출을 최소화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하루에 '포대 35억개' 이송…운반선, 친환경·효율 다 잡아

지난 23일 방문한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은 생산된 시멘트를 운반선에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공장에서 생산된 시멘트를 밀폐형 하역 장비를 통해 삼척항에 접안된 운반선으로 옮겨 시멘트를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뿌연 먼지와 분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 인근 배치된 시멘트 전용 운반선. /박완준 기자

삼표시멘트 공장은 해안에 위치한 만큼 해상 운송 의존도가 90%에 달해 시멘트 전용 운반선을 활발하게 사용한다. 선박은 연안을 따라 대량의 시멘트를 옮기기 때문에 물류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삼표시멘트는 해운사로부터 용선할 경우 시멘트 품질 저하가 우려돼 전용선 8척을 직접 확보했으며, 용선 5척도 추가해 총 13척을 운영한다.

삼표시멘트는 강원도 삼척 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를 특수 운반선에 실어 인천과 부산·광양 등 전국 각지 유통기지로 운반하고 있다. 선박당 7000톤의 시멘트를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며, 시간당 600~900톤 선적이 가능하다. 운반선은 하루에 2척 순환되며 시멘트 1포대 무게를 40kg로 계산 시 하루에 35억개의 포대를 운송할 수 있다.

삼표시멘트는 전용선 취항 이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하역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전에는 적재된 시멘트를 하역하는 데 3일이 소요된 반면,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소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상 변수가 많은 제주에서 우천이나 강풍 시에도 시멘트를 하역할 수 있으며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작업이 가능해 안전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운반선은 총 15명의 인원이 탑승한다.

정찬우 삼표시멘트 해운팀 수석은 "전용선 도입으로 시멘트의 정확한 계량과 상차 속도가 늘어난 부분이 장점"이라며 "밀폐형 하역 장비를 활용해 시멘트 분진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적합한 운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VR 체험장 투자도 '착착'

국내 최초로 시멘트 산업에 진출한 삼표시멘트는 강원도 삼척에 1공장(19만1346평), 2공장(3만971평)을 구축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을 갖추고 있다. 연 평균 생산량은 800~820만톤으로 집계됐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의 예열기(오른쪽)와 소성로(왼쪽). /박완준 기자

삼표시멘트의 삼척공장에 직접 들어가 시멘트 생산 단계를 순차적으로 볼 수 있었다. 앞서 시멘트는 채광 공정을 거쳐 원료 분쇄, 예열, 분쇄 및 출하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삼표시멘트는 미분쇄된 원료를 저장하는 장소를 2곳 구축했다. 높이 50m의 건축물에는 각각 최대 2만톤의 원료를 보관할 수 있다.

원료는 예열기를 통해 분쇄 작업을 거친다. 삼표시멘트가 구축한 2개의 예열기는 아파트 9층 높이(120m)를 자랑하며, 공장에서 가장 큰 건축물로 꼽힌다. 900도에 가까운 열을 원료에 가해 1차 분쇄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1500~1900도의 열을 가하는 소성로로 옮겨 시멘트 반제품 '클링커'를 생산한다. 소성로의 회전 속도는 분당 3.5회로, 하루에 72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소성로에서 배출된 클링커는 100도 이하로 급냉시키는 쿨러 설비로 옮겨진다. 이후 냉각된 제품은 '클링커 silo'에 저장된다. 직경 32m, 높이 43,5m로, 1기당 3만톤 저장이 가능하며, 삼표시멘트는 총 6기를 운영하고 있다.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 내 설치된 '클링커 silo'. /박완준 기자

삼표시멘트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삼표시멘트는 냉각공기배출시설을 통해 비산먼지 크기를 8mm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법적 규정은 20mm 이하다.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공장에서 광산까지 통하는 비포장도로 1.2km를 포장해 비산먼지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임직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삼표시멘트는 내년 상반기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를 공장 내 600평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다. 30억~50억원을 투자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설비를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센터 구축에 발맞춘 조직 개편도 단행해 2~3명이 전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삼척 공장은 석회석 3억톤이 잔량으로 남아 40년 이상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7년까지 1700억원을 탄소 배출 감소와 에너지 효율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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