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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제약은 지금]4년간 4배 늘어난 자본, 그룹 책임질 미래기술 투자 첨병⑥유상증자·CB 등으로 현금 확보…베리스모 인수 후 이노베이션 체제 구축

이기욱 기자공개 2024-10-29 08:16:46

[편집자주]

옛 메디포럼제약이 HLB제약으로 다시 태어난지 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배구조 문제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메디포럼제약은 HLB그룹 품에 안긴 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영업 및 R&D 전략, 지배구조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추진하며 업계 상위권 제약사로의 도약까지 넘본다. HLB제약의 지난 4년간 변화와 미래 성장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보통주 전환 등으로 수년동안 빠르게 늘어난 HLB제약의 자본. 활용법은 미래 기술 개발 투자의 첨병 역할이다. HLB제약은 미국 'CAR-T' 치료제 개발 기업 베리스모 지분 인수에 참여하며 리보세라닙을 이을 그룹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에 힘을 보탰다.

HLB이노베이션으로의 베리스모 지분 양도가 결정되며 HLB제약은 투자 사업 임무 완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타법인 추가 투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당분간은 리보세라닙 생산기지 준비 및 차제 사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편입전 자본금 286억, 올해 6월말 1155억으로 4배 증가

HLB제약은 2020년 9월 HLB그룹 편입 직후부터 빠르게 자본금을 늘려나갔다. 인수 직후인 9월 10일 186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신주 415만4511주를 발행했고 10월에도 204만7569주를 추가 발행하며 1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CB의 전환권 행사와 유상증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을 포함해 2020년말 기준 465억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이 쌓였다. 2020년 9월말 기준 286억원이었던 자본금은 그해말 446억원으로 55.9% 늘어났다.

이듬해에는 자본금이 784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 이익결손금이 741억원에서 87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주식발행초과금이 465억원에서 122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510만5728주가 상승한 주가를 고려해 1주당 평균 1만5464원으로 보통주 전환됐다. 액면가는 주당 500원이다. 해당 전환권 행사를 통해 발생한 주식발행초과금만 764억원에 달한다.

2022년과 작년에도 자본금은 각각 859억원, 882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2022년에는 873억원 결손금 전보 처리로 인해 주식발행초과금이 609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작년말 974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총 자본금은 1155억원이다.

유상증자와 지속적인 CB발행으로 현금흐름도 자연스럽게 개선됐다. 2019년말 27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그해 말 유상증자 295억원, CB발행 397억원 등에 힘입어 141억원으로 늘어났다.

◇2021년 112억 투입하며 베리스모 지분 22.8% 매입…CAR-T 치료제 개발 '물꼬'

확충된 자본은 영업 활동 외 타법인 지분 투자에도 적극 활용됐다. 특히 HLB그룹 '넥스트 리보세라닙'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CAR-T' 치료제 기술 개발에 큰 힘을 보탰다.

2020년말 141억원으로 늘어났던 HLB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말 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분법적용 투자지분 취득'에 112억원이 투입됐다.

112억원은 모두 미국 CAR-T 치료제 개발 기업 베리스모 지분 매입에 사용됐다. 베리스모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CAR-T 치료제 '킴리아'의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2020년 6월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내 설립한 회사다.

2021년 HLB제약이 112억원으로 사들인 베리스모 주식은 382만5555주로 지분율 22.8%에 해당한다. 같은 해 함께 투자를 단행한 HLB의 191만3000주보다 두 배 가량 많은 규모다. 이듬해에도 318만7962주를 122억원에 매입하며 베리스모 지분율을 35.24%로 늘렸다. 132억원 CB발행 등을 통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97억원으로 늘렸다.

작년에는 베리스모 180만주를 HLB이노베이션에 매각하며 지분율을 19.3%로 낮췄다. 대신 HLB이노베이션 주식 207만4688주, 지분율 3.12%를 매입했다. 작년 3월 진양곤 회장의 차녀 진인혜씨가 HLB이노베이션 이사회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시기에 맞춰 CAR-T 치료제 개발 사업의 주체를 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HLB이노베이션 이사회에는 진 이사 외 베리스모 핵심 경영진 김병진(브라이언 킴) 최고경영자(CEO)와 김준성 최고재무책임자(CFO) 등도 참여하고 있다. 진 이사는 베리스모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남은 베리스모 지분을 HLB이노베이션으로 넘기는 계약도 최근 확정했다. HLB제약은 내달 8일 베리스모 주신 521만3517주, 지분율 19.3%를 모두 HLB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 HLBI USA에 양도할 예정이다.

HLB이노베이션은 대신 HLBI USA에 1563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한다. HLBI USA는 이 자금을 베리스모 지분의 대가로 기존 주주인 HLB제약과 HLB에 제공하고 두 회사는 해당 자금으로 HLB이노베이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HLB이노베이션은 신주 5004만4590주를 발행하고 HLB제약은 이중 1184만1626주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HLB제약의 지분율은 9.86%로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HLBI USA와 베리스모를 합병해 베리스모를 HLB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만들 예정이다. 베리스모를 인수해서 HLB이노베이션에 넘기는 HLB제약 투자 사업의 1차 임무가 완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HLB제약은 6월말 기준 베리스모와 HLB이노베이션 외 피코이노베이션(7.66%), HLB테라퓨틱스(1.41%) 등 기업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베리스모와 같은 100억원 이상 투자 규모는 아직 없다. 향후 추가 투자 계획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은 자체 사업 강화와 리보세라닙 생산기지 준비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HLB제약 관계자는 "현재 추가 타법인 출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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