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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풀무원샘물 vs 농심백산수 vs 오리온제주용암수]대규모 설비투자 속 공통된 '수익성' 고민[수익성]③풀무원샘물 '다품종'·농심백산수 '유통망'·오리온제주용암수 '미네랄 원료 생산'

홍다원 기자공개 2024-11-05 07:34:3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먹는샘물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이다. 수원지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샘물업계 3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풀무원샘물과 농심백산수는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각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유통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적자를 보이고 있는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천연 미네랄이 강점인 '용암해수'에서 추출한 '용암해수칼슘'을 생산해 추가 수익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샘물, '추가 원수' 기반 포트폴리오 다각화

먹는샘물 시장은 전체 규모가 성장하는 곳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성장성에 더해 초기 설비투자 비용과 물류비용 등을 제외하면 제조원가가 굉장히 낮은 사업으로 꼽힌다. 물이 가격이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원지를 확보해 공장을 짓고 나면 기계 등으로 생산이 이뤄져 인건비 부담도 적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식품업계 입장에선 이미 확보한 물류와 유통망을 이용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풀무원샘물 역시 설비투자를 마치고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풀무원샘물은 2013년 600억원을 들여 포천 공장을 지었다. 투자 비용이 반영돼 그해 순손실은 13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생산라인을 갖춘 이듬해인 2014년에는 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다만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2020년 83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2021년 43억원, 2022년 15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샘물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통마진을 대폭 줄인 이커머스, 대형마트 등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등장하면서 점유율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이에 풀무원샘물은 SKU(취급 상품 수)를 늘리는 전략을 짰다.

같은 수원지이더라도 제품에 따라 정수와 필터링 방법을 달리해 샘물 브랜드를 늘렸다. 이에 더해 2022년에는 탄산수를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먹는샘물 외의 제품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다품종 전략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샘물은 화강암반수 기반 '풀무원퓨어', 파우치 형태의 '풀무원투오'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특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샘소슬을 인수해 늘어난 생산량에 대응하고 있다. 제품 확장의 기반이 되는 추가 원수 확보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농심백산수, 중국 '유베이'와 총판 계약해 판매 강화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한 풀무원샘물과 달리 농심백산수는 '백산수'와 '백산수 무라벨' 두 종류의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 제품 다변화보다는 백산수 브랜드와 품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백산수는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연변농심) 법인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농심백산수의 흑자 전환 시기도 2015년 신공장 설립 이후다. 농심은 당시 설비투자에만 2000억을 투입했다.


대규모 지출 등으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누적 손실액은 200억원에 달했다. 이후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신공장 설립 4년 만인 2019년에 처음으로 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60억원으로 급증해 샘물 사업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9억원, 2022년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수원지가 중국에 위치한 만큼 중국 시장 봉쇄와 물류비 급증에 대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엔데믹 전환으로 물류 운반이 정상화됐고 온라인으로 먹는샘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2023년 순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농심백산수는 수요에 맞춰 기존 생산라인 3개를 4개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농심백산수는 시장 성장세에 맞춰 판매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중국 유통업체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와 총판 계약을 맺는 등 중국 내 유통망을 넓혀나가고 있다.

◇'경수' 오리온제주용암수, 미네랄로 식품원료 생산

앞선 두 기업과 달리 후발주자인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아직 적자다. 120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설비투자 영향으로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용이 발생해서다. 오리온제주용암수의 2019년 건물, 기계장치 등의 감가상각비는 120억원에 달한다. 이후 2020년 57억원, 2021년 61억원, 2022년 62억원, 2023년 62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나가고 있다. 연수 중심의 국내 생수 시장에서 미네랄 함량이 많은 경수인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오리온에 따르면 '제주용암수' 단일 브랜드 기준 2023년 매출액은 2021년 대비 28% 증가했다.

실제 외형 성장에 힘입어 2021년 40억원을 기록했던 순손실은 2023년 32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2021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가 본격화됐고 2022년에는 '닥터유 제주용암수 무라벨' 등을 출시해 품목을 늘린 덕이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비용 등을 제외하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오리온제주용암수 EBITDA는 2020년 12억원, 2021년 32억원, 2022년 18억원, 2023년 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사업을 확장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강점인 천연 미네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용암해수에서 추출한 '용암해수칼슘' 생산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원료로 인정한 만큼 이를 활용한 제과, 음료제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오리온제주용암수 관계자는 " 제주용암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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