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꺾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사들 '한숨' 디자인서비스·OSAT 업계 등 실적 악영향 전망
노태민 기자공개 2024-11-06 13:00:4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업황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밸류체인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자인하우스와 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산업의 특성상 파운드리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선제적으로 인력 채용, 설비 투자 등을 집행한 기업들의 경우 재무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온칩스와 세미파이브, 에이디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정권에 있다.
◇삼성발 용역 매출 줄어들까…DSP '노심초사'
국내 디자인하우스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내년 비메모리 사업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더뎌지고 있는 만큼 외부 설계 용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매출은 29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대부분의 매출이 메모리 사업부(22조2700억원)에 몰려있다. 비메모리 사업(LSI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은 7조원 수준이다. 또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비메모리 사업에서 1조5000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을 고려해 기존 라인을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투자 규모는 축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에서의 어려움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국내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설계 용역을 줄일 시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구조다.
디자인하우스 기업의 매출은 크게 제품 매출(팹리스의 시제품 개발, 양산 등)과 용역 매출로 나뉜다. 용역 매출은 삼성전자 LSI 사업부 등 기업의 백엔드 설계 외주에서 발생한다. 대만 알칩(Alchip), GUC 등에 비해 업력이 짧은 국내 디자인하우스 기업 특성상 용역 매출 의존도가 높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디자인하우스 업계에는 삼성전자가 내년 설계 용역을 줄인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며 "삼성전자 용역 매출 비중이 높고, 최근 인력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한 디자인하우스의 경우 내년 실적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만 5개 DSP(가온칩스, 세미파이브, 에이디테크놀로지, 코아시아세미, 알파홀딩스)가 있는데 이중 일부 기업들은 이번 보릿고개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와의 디자인서비스 사업 경쟁도 걸림돌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리벨리온은 아톰 개발과 양산은 세미파이브와 협력했으나 차세대 제품인 리벨의 경우 삼성전자 내부 디자인서비스를 이용해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엑시노스 2500 탑재 불발 이중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가동률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OSAT 기업들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OSAT 산업의 특성상 고객의 반도체 생산이 늘어야,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경우, 중국 고객 의존도가 높았다"며 "최근 미국 대선 등 이슈로 이 고객들이 주문을 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외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OSAT 기업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엑시노스2500 탑재 불발도 국내 OSAT 업계에 악재다. 특히 올 상반기 비메모리 테스트 설비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던 하나마이크론의 재무 구조 악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업계에서는 이 비메모리가 엑시노스2500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엑시노스 웨이퍼 테스트를 담당하던 두산테스나의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테스나의 지난해 매출은 3387억원 수준으로, 갤럭시 S23에 엑스노스2300이 탑재가 되지 않았던 2022년(2777억원)에 비해 늘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삼성반도체 넥스트 50년]부활 총대 멘 전영현, '메모리 신화' 재현할까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창업 55년' 제우스, '세정 장비' 강자 자리매김
- '제이오 인수 강행'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차입금' 활용
- [ADFW 2024]아부다비 둥지 튼 한국 기업들 "대안 없는 선택지"
- [ADFW 2024]해시드, 중동서 코인결제 사업 시도 '현지 맞춤' 전략
- [i-point]케이웨더, 신기술실용화 진흥부문 산업부 장관 표창
- KT, R&D 부서 '명칭·조직장' 확 바꿨다
- [미지의 시장 '치매' 개화 길목에 서다]치매도 관리·훈련 필요하다, 로완의 디지털약 '슈퍼브레인'
- GC녹십자, 3년 전 만든 사모펀드 투자 미국 혈액원 '인수'
- [한미 오너가 분쟁]줄어드는 형제 지분, 불리해지는 지분 균형
노태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창업 55년' 제우스, '세정 장비' 강자 자리매김
- '제이오 인수 강행'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차입금' 활용
- 삼성 파운드리, 중국 경쟁사 추격 타개 '절치부심'
- LB세미콘, AI 서버용 전력반도체 프로젝트 진행
- '팹장 대거 교체' SK하이닉스, 미래경영진 육성 '포석'
- SK하이닉스, 비메모리 사업 '라이다'서 활로 찾는다
- SK C&C, AT서비스부문 신설 '고객사 DT' 가속화 추진
- SK하이닉스, 내년 낸드 증설 투자 없다
- '3년만 대표 교체' 세메스, '기술통 심상필' 내정 의미는
- LB세미콘, DB하이텍 전력반도체 개발 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