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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그룹, '적자' 미국법인 결국 수술대로 사업부 구조조정 나서, 적자 해소 후 북미 시장 '재진입' 방침

김혜중 기자공개 2024-11-08 13:42:3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그룹이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법인 사업부 축소에 나선다. 2022년부터 지속된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자생 여력이 불분명해진 탓이다. 휠라그룹은 2022년 발표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글로벌 브랜드 통일성을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효율화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그룹은 미국 법인(FILA U.S.A. Inc.)의 북미 사업부 일부에 대한 영업을 정지하기로 했다. 영업정지 사업부문의 2023년 매출액은 한화로 2619억원에 달한다. 이는 휠라그룹 2023년 전체 매출액 4조원의 6.5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업정지 사유에 대해서는 적자구조를 해소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부에 대한 영업을 정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사업부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휠라 미국 법인은 2022년부터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까지 연간 25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의류 소비 감소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다만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달리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코로나19 기간 재고자산이 적체되자 이를 보다 싼 값에라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패션 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리오프닝을 기대하고 쌓아 둔 재고가 더욱 적체되는 양상도 보였다. 그 결과 미국 법인 매출액은 2021년 5690억원에서 2022년 4637억원, 2023년 287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마이너스(-) 682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2023년 손실폭이 1460억원까지 커졌다.

올해도 실적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매출액은 1622억원, 반기순이익은 -461억원으로 적자 지속 중이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반 이상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수백억원 대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 구조에도 무리가 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법인의 자본총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22년 말만 하더라도 자본 총계는 1846억원이었지만 2023년 말 81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적자가 지속되자 올해 1월에는 증자 등을 통해 자본 총계가 113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잇단 적자에 2024년 반기말 기준 839억원으로 다시금 감소했다.

자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 속 수익성 제고를 위해 휠라그룹은 비수익 사업부에 대한 영업 정지를 통해 사업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시장에서의 영업 범위 및 규모를 축소해 광범위한 비용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목적에서다.

효율화 방향성은 2022년 발표한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휠라그룹은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 통일성을 구축하고 홀세일(도매) 중심의 유통 구조를 리테일(소매)로 전환하고자 했다. 미국 시장은 휠라 해외 시장에서의 핵심 거점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 셈이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부 구조조정으로 휠라그룹으로서는 연간 2600억원 규모의 매출 공백을 맞이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 구조조정 비용 지출 이후에는 수익성을 제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휠라그룹의 주요 자회사를 살펴보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법인은 미국 법인이 유일하다. 그룹 차원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고정비 절감 효과로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으로, 적자 해소 후에는 시장 분석과 내부 시스템 정비를 통해 시장에 재진입하겠다고 밝혔다.

휠라그룹 관계자는 “미국 법인 운영을 전략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영업 범위와 규모를 축소하고자 한다”며 “휠라의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재정비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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