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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화석연료 부활' 외치지만, 불안한 정유·화학업계유가하락 전망 우세, 보호무역과 수요 상관관계는 불확실

김위수 기자공개 2024-11-08 07:20:58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통 에너지 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화석연료 산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왔다. 화석연료로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업종인 정유업체들과 석유화학업체들로서는 혜택을 받을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에 대한 우리나라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들의 반응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반사이익이 없지는 않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여파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또 트럼프 정권의 불확실성 역시 석유화학업계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유가 하락 가능성, 석유화학업계 여파는

트럼프 당선인은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미국의 석유,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의 생산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원유 공급 규모가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우리나라 경제 전반으로는 물가가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활용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부담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 유가하락이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렵다. 저유가 상태에서 수요가 받쳐준다면 마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요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의 심화로 교역이 감소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석유화학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원료 매입 비용 일부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수요다.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는 전방산업과 중국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보호무역 기조 심화로 중국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중국산 제품들이 역내 풀리며 공급과잉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이는 정유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반대로 코너에 몰린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수요를 일으키려 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이 석유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합적"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투자 우선순위 밀릴 듯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는 수년 전부터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전환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탄소중립 정책에 주안점을 두지 않는다. 부정적인 입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대통령 재직 시절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 일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화석연료 산업을 밀어주는 미국 정부의 기조가 우리나라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최대 교역국이자 패권국인 미국의 정책기조 변화가 우리나라 기업의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친환경 정책 자체가 후퇴할 가능성이 큰 만큼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 역시 "탄소중립 자체는 메가 트렌드"라면서도 "기업으로서는 친환경 투자에 대한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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