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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CFO 성과 분석]'조달 중책' 김도형 현대건설 상무, 준자체사업 조력자회사채 증액 발행 이력, 리스크 관리 협의회 구축 '눈길'

전기룡 기자공개 2024-11-11 07:56:27

[편집자주]

2022년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는 건설업황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2년간 건설사들의 재무라인도 분주한 행보로 불황에 맞섰다. 다운 사이클로 접어든 건설 경기 속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과 재무적 성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0: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오랜 기간 공모채 시장에서 '이슈어'로 활동해왔다. 올해 현재까지 3000억원을 신규 발행한 이력이 있다.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동시에 신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건설의 조달전략 중심에는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도형 재경본부장(상무)이 있다.

원활한 조달을 토대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의 늘어난 우발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도 맡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를 위해 구축한 '리스크 관리 협의체'에서 역시 김 상무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기 이슈어 자리매김, 성공적이었던 데뷔전

현대건설은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정기 이슈어로 통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공모채 방식을 통해 1조5100억원을 조달한 상태다. 이 중 만기가 1년이 남지 않아 유동성사채로 분류된 규모는 3298억원으로 집계된다. 만기가 다가오는 시점과 맞물려 신규 공모채를 발행하는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올해 이미 공모채 시장에서 흥행한 이력이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의 매입 수요를 조사했다. 모집액은 총 1600억원이다. 2년물과 3년물로 각각 800억원, 600억원을 배정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5년물이다. 가산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로 제시했다.

1600억원을 모집하려는 계획에 총 6850억원의 유효수요가 확인됐다. 2년물에 2800억원, 3년물에 2400억원, 5년물에 1650억원 상당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로 조달 금리에 차이를 보이기는 했으니 모두 4%대 발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대건설이 증액 발행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최종적으로 현대건설은 2년물로 1500억원, 3년물로 1300억원, 5년물로 2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신규 발행했다. 3000억원 중 1500억원은 올 2월과 6월에 만기가 다가오는 302-2회차(1400억원), 305-1회차(800억원)를 상환하는데 쓰였다. 나머지 1500억원은 자재비를 납입하는데 사용했다.

신임 CFO인 김 상무로서는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1973년생인 김 상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현대자동차가 한국정책금융공사(현 KDB산업은행)로부터 현대건설 지분 11.15%를 매입하는 시기와 맞물려 자리를 옮겼다.

현대건설 내에서는 꾸준히 재무 파트에서 근무했다. 2019년 재무관리실장으로 처음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간 현대스틸산업과 현대종합설계 감사로도 활동했다. 직전 CFO인 김광평 전무가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기자 올해부터 재경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PFV 지분투자 단행, 재무 건전성 '안정적'

현대건설이 준자체사업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 이래 원활한 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현대건설은 단순 시공이익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시행 주체로 활용되는 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100% 자체사업이 아닌 만큼 준자체사업이란 개념으로 분류했다.

시행 이익을 함께 수취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시행 리스크를 공유하는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조달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다. 현대건설이 PFV를 차주로 한 브릿지론이나 본PF에 연대보증, 자금보충 등의 방법을 활용해 신용도를 보강해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우발부채도 누적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케이스퀘어그랜드강서PFV(이마트 가양점 개발사업)',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PFV(르메르디앙 개발사업)' 등을 채무자로 한 기타사업 41건에 6조681억원 한도로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 이 중 상대적으로 리스크 높은 브릿지론의 보증한도는 4조4846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PF 관련 의사결정 과정을 재정립한다는 취지 하에 리스크 관리 협의체를 구축하게 된 배경이다. 리스크 관리 협의체가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PF 관리체계와 운영정책을 보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연간 운영한도와 분기별 관리현황도 리스크 관리 협의체의 주요 보고 사안이다.

과거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한 과정에 미루어 CFO인 김 상무가 리스크 관리 협의체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자 안전·보건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최고안전책임자(CSO)인 황준하 전무에게 안전보건 협의체의 운영 역할을 맡겼다.

부진한 업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현대건설의 부채비율(128.3%)과 차입금의존도(15.1%)는 모두 우량한 수준에 관리되고 있다. 향후 김 상무를 필두로 선제적인 PF 운영정책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조달 전략을 구사해 준자체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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