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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유통시장 쟁탈전]사조그룹, '푸디스트 인수' 계열사 시너지에 주목⑤수산·축산 소싱 경쟁력 ‘담보’, 기보유 물류 인프라도 활용 가능

김혜중 기자공개 2024-11-13 07:57:38

[편집자주]

식자재 유통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64조원에 달하지만 아직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다. 이에 기존 식자재 유통사업을 병행하던 단체급식 업체들은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단체급식을 취급하지 않는 기업들도 신규사업 명목으로 식자재 유통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더벨은 유통업계 식자재 유통시장 진출 현황과 향후 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산업으로 시작한 사조그룹은 2000년대 접어들어 적극적인 M&A를 통해 식품, 축산, 레저 등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시켰다. 현재 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종합식품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사조그룹의 푸디스트 인수는 ‘식품 밸류체인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재 PMI가 진행 중으로 박정훈 사조오양 대표가 푸디스트 대표를 겸직한다. 계열사간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식자재 유통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식자재 소싱과 물류 인프라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다.

◇M&A 통해 식품종합기업으로, '식자재 유통'으로 방점

1971년 참치 독항산업으로 시작한 사조그룹은 오늘날 △수산부문 △식품부문 △축산부문 △레저/IT/기타 등의 사업을 복합적으로 전개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수산업이 근간사업이지만 오늘날 식품부문 매출액이 그룹 매출의 70%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부문으로 자리했다.

사업군을 다변화할 수 있던 기반에는 인수합병(M&A)이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M&A에 나섰고 캐슬렉스 서울, 사조시스템즈,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오양 등 주요 계열사를 잇달아 인수했다. 2023년에도 전분당업체 사조CPK(인그리디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그간 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을 단행했고, 인수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밸류체인을 형성해 왔다. 사조그룹 식품사업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CPK·사조오양·사조동아원으로 이어진다.


사조대림은 어묵, 맛살 등 연육제품과 식용유, 고급유 등의 식용유지를 직접 제조하고 있으며, 참치캔 및 햄, 소시지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식품회사다. 사조오양은 맛살 등의 식품을 가공, 사조동아원은 밀가루나 프리믹스 등의 제분 사업을 영위한다.

원료 수급부터 식품 제조, 판매까지의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황 속 다음 인수합병 목적지는 ‘유통’이었다. 사조그룹은 사조오양과 사조CPK를 앞세워 푸디스트 지분 99.86%을 2520억원에 인수했다. 푸디스트는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연매출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292억원에 달한다.

◇PMI 본격 가동, ‘소싱·물류 경쟁력’ 확보 기대

사조그룹은 기존 사조대림을 통해 식자재 유통 사업을 소규모로 전개하고 있었다. 다만 유의미한 규모는 아니었고, 구체적인 매출액도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나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식자재 유통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조그룹은 푸디스트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PMI를 위해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박정훈 사조오양 대표가 푸디스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식품부문을 주요 무대로 활동했던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과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자리한다. 식품부문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가 모두 푸디스트 경영을 지휘하면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사조대림의 식자재 유통사업부 역시 푸디스트로 편입되는 방향이 유력해 보인다.


식자재 유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품 소싱 능력과 물류 역량이다. 푸디스트는 식자재 유통사업 매출액만 75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급식 식재 고객사만 6000여 곳, 외식 식재 고객사는 5100여 곳으로 약 2만여 개의 상품을 고객사로 유통하고 있다.

푸디스트는 현재 산지 직거래, 입찰 및 비축 구매, 글로벌 직소싱, 메이저 브랜드와의 직거래 등으로 제품을 소싱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축산 부문과 수산 부문에 있어서 제품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에, 계열사를 통한 상품 소싱으로 품질과 가격에서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고 수급 안정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푸디스트는 전국 6곳의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 일일배송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사조그룹도 주요 계열사가 평택을 포함한 전국 5곳에 이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 확대로 취급할 수 있는 상품군과 소싱 역량 확대도 가능하다.

사조그룹 입장에서도 푸디스트의 식자재 유통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푸디스트는 오프라인 식자재 마트 '식자재왕마트'와 온라인 식자재 쇼핑몰 'e왕마트' 등의 유통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 사조그룹이 생산하고 있는 식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채널도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제조 역량에 치중된 사업 구조 속 판로를 확대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유통을 품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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