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한국 디스플레이 여파 '제한적', 중국발 득실 상존OLED 주도권 유지할 듯…관세·현지 투자 강요 등 우려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08 07:09:17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아오면서 한국 산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우리나라에서 강세를 보이는 영역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또 다른 주력인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여파가 덜 할 전망이나 중국과 밀접한 분야여서 무관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분야다.미국에는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없지만 애플 등 대형 수요처가 있다. 관련 소재와 장비에 특화된 업체들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판도를 흔들고 있는 중국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 '아이폰 독점' 이어지나
이번 결과에 대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과 달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미국에 공장을 두거나 투자할 예정이 아니고, 현지 기업과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도 아니어서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양사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BOE, CSOT, 비전옥스, 티엔마 등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확장하는 흐름에서 이들을 견제할 벽이 생길 수 있는 덕분이다.
실제로 BOE가 애플 공급망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국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좀 더 편안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양사 간 경쟁은 불가피하더라도 중국의 위협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덕분이다.
다만 애플, 구글 등의 한국 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아지면 이에 따른 청구서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독점법과 유사한 법안을 마련하거나 관세를 높이는 등이 대표적인 대처 방안으로 꼽힌다. 극단적으로는 자국 내 생산라인 설립을 강요할 수도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돼 여러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역시 당장에 변화는 없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불안 요소가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지 않아 중국 고객 비중이 높은 상태다.
미국이 반도체 생태계처럼 중국 잡기에 나선다면 디스플레이 협력사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반도체만큼 첨단 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강력한 조치가 이뤄질 확률은 낮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는 1기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 대안 없는 LCD 변수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여전히 LCD 비중이 적잖은 편이다.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대부분 응용처에서 LCD 점유율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런 추세에서 LCD는 중국이 꽉 잡고 있는 분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진작에 LCD에서 손을 놓았고,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광저우 LCD 팹을 CSOT로 넘기기로 하면서 TV용 LCD는 전적으로 중국산을 써야 할 판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이들은 LCD 기반 TV를 제작하는데, 중국이 독점하면 패널 협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에서 중국산 재료나 부품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 제재를 내린다면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대신 반대로 생각하면 미국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한국과 일본이 연이어 LCD를 철수하고 있어 미국도 마찬가지로 중국에 의존해야 한다. 대만 AUO 등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다. 이같은 얽히고 얽힌 상황은 중국에 나쁘지 않은 전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크라우드웍스, 삼성·현대차 출신 사외이사 영입
- 클로잇-우리에프아이에스, 금융 클라우드 전환 협력
- 반려동물펀드 GP 선정 임박…2곳 중 누가 웃을까
- 코나벤처파트너스, '수출·신기술 펀드' 결성 또 연장
- 아주IB의 선구안, 이볼브이뮨에 210억 선제적 투자
- [폐암 신약 새 판 짜는 제이인츠바이오]조안나 대표 "신약개발도 비용 효율화, 빠른 자생력 필요"
- [바이오텍 CFO 스토리]셀비온, 조영제에서 치료제로…'피봇' 이룬 박재민 부사장
- [글로벌 파이낸스 2024]"글로벌 금융사와 경쟁보다 중요한 건 정책금융 역할"
- 케이웨더, 'AI환기청정솔루션'으로 미용실 오염 공기도 정화
- [글로벌 파이낸스 2024]'후발 주자' 농협은행 뉴욕지점…시행착오 끝, 도약 준비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한국 디스플레이 여파 '제한적', 중국발 득실 상존
- [Company Watch]헥토그룹, 상승세 비결 '핀테크 수익성 향상'
- [SK하이닉스는 지금]삼성에 가려진 SK 파운드리, 중국행 효과 '미미'
- '포트폴리오 확장' DMS, 올레도스 장비 공급 개시
- [SK AI 서밋 2024]'메모리 선두 눈앞' SK하이닉스, 비결은 '파트너십'
- [SK AI 서밋 2024]'최초 타이틀 독식' 하이닉스, '16단 HBM' 시대 연다
- [SK AI 서밋 2024]"삼성도 잘할 것" 최태원의 여유, 배경은 'SK HBM'
- [IR Briefing]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아이폰 부진에도 '선방'
- [IR Briefing]삼성전자, 트리폴드·보급형 폴더블폰 출시 시사
- [IR Briefing]삼성SDI, 배터리 수요 둔화에도 'ESS 성장세'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