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OLED·애플 폴더블 온다' 삼성D, 베트남 투자 본격화 심혈 기울이는 이재용, 연이은 후공정 캐파 확보 전망
김도현 기자공개 2024-09-19 07:52:5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후공정 핵심기지인 베트남 시설투자에 돌입한다. 지난해 발표한 8.6세대 정보기술(IT) OLED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국내에서 전공정 라인 구축이 한창인 가운데 베트남에서 후공정 라인을 꾸리려는 움직임이다.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관련 투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더불어 애플이 접는 스마트폰(폴더블폰) 출시에 박차를 가하면서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단위 자금 투입 예고, 연내 장비 반입 예정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장비 협력사들은 다음달부터 베트남으로 설비를 보낸다. 올 7~8월 삼성디스플레이와 OLED 후공정 장비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대상이다.
작년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에 8.6세대 IT OLED 투자를 공식화한 뒤 올 3월 설비 반입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2조9125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수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CAPEX가 2조~3조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금액이다.
기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를 제조하던 L8 라인을 개조한 A6 라인이 8.6세대 IT OLED 팹으로 거듭나고 있다. A6는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초 가동 예정이다.
해당 라인은 OLED 응용처가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노트북 등 IT 기기로 확산되면서 마련되기로 결정됐다. 유리기판 사이즈를 6세대(1500mm X 1850mm)에서 8.6세대(2290mm X 2620mm)로 키워 생산효율을 향상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8세대급 OLED는 화이트(W)OLED 또는 블루(B)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삼았다면 8.6세대 IT OLED는 레드 그린 블루(RGB) OLED를 발광원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되면 컬러필터 등을 배제해도 된다.
이번 베트남 투자는 A6 설립과 연계되는 후속성 조치다. 올 7월 이 회장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한국에서 회동하면서 예고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베트남에서) 디스플레이도 투자할 예정인데 향후 3년 뒤에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지 사업장에는 OLED 모듈 라인이 갖춰진다. 현지 언론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베트남 박닌성 정부가 조만간 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최대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삼성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투자를 향한 기대가 크다. 규모나 시점에 대한 지방정부와 협력사들의 관심도 많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넥스트 아이템은 '폴더블 아이폰'?…등장 시기 가시화
IT OLED에 이어서 폴더블 패널 투자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폴더블 생태계 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폴더블폰을 매년 내놓고 있지만 애플은 아직까지 바 형태의 스마트폰만 고수해왔다. 수년간 '폴더블 아이폰' 관련 소문이 무성했으나 구체화는 아직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 내 애플 전담 부서인 'A선행연구팀'은 내구성, 주름 등 이슈를 개선하면서 아이폰향 폴더블 패널 개발을 이어왔고 상당 부분 진척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진다. 6세대에 걸친 '갤럭시Z' 경험도 한몫했다.
애플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폴더블 패널을 탑재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핵심 부품 완성도 높아지자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논의도 이전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 9월 중 이야기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사 간 계약 기간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 3년 내외 다년 계약, 애플은 1년씩 매년 계약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또 다른 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들과 세부적인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부분이다. 이달 초 복수의 담당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는 후문이다. 주요 업체들은 애플향 폴더블 부품 및 장비를 위한 공간 마련에 나선 상태다. 일부는 이미 애플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기도 했다.
당초 폴더블 아이폰은 위아래로 접히는 '플립(클램쉘 타입)' 시리즈와 유사한 형태로 예상됐으나 현시점에서는 양옆으로 접히는 '폴드(북 타입)' 시리즈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폴드와 플립 2종 또는 폴드 단품으로 출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출격 시점은 이르면 2026년 하반기다. 시장 상황에 따라 2027년으로 이연될 수도 있다.
이같은 계획이 확정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후공정 라인 전환 또는 확장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전용라인과 구분해야 하고 필요 시 생산능력(캐파)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 물량이 많지 않아 국내 전공정 투자는 시급하지 않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도 애플 폴더블 기기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력이 부족해 폴더블폰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노하우도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떨어지는 부분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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