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드론으로 스마트한 물류센터 만든다 준공 26년 물류센터 변신, 재고 조사시간 5분으로 단축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15 07:26:0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높이 12미터의 선반(렉)이 즐비한 물류센터. 이곳에는 고객사로부터 들어와 일반 소비자 고객에게 전달되기를 기다리는 물건들이 쌓여있다. 이 물건들의 재고 현황을 파악하려면 작업자가 직접 올라가거나 지게차로 팔레트를 내려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당연히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며 안전상 문제도 상존한다.㈜한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론을 도입한다.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공간을 드론이 대신해 이동, 재고 관리 및 데이터베이스 축적을 담당한다. 지난 13일 서울시 금천구 남서울종합물류센터를 찾아 ㈜한진이 도입을 앞둔 드론과 스마트글라스의 적용 방식을 살펴보고 왔다.
남서울종합물류센터는 1998년 준공돼 26년 동안 ㈜한진의 중심 터미널 역할을 했다. 수도권을 잇는 허브터미널로 불리며 오래된 역사만큼 지속적인 설비 최신화 및 자동화 투자가 진행됐다. 이르면 연내에 도입 예정인 드론과 스마트글라스 시범 운영을 이곳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개최한 배경이다.
물류 프로세스는 제품 입고부터 집배송까지 총 12단계를 거친다. 고객사가 제품을 입고하면 검수 과정을 거쳐 물류센터에 적재되고, 적재된 물건을 꺼내(피킹) 상자에 넣어(패킹) 출고하면 해당 제품은 물류센터를 떠나게 된다. 최종 소비자에게 집배송까지 완료하면 12단계가 마무리된다.
총 12단계 중 드론이 투입되는 단계는 재고관리 단계 하나뿐이다. 대략 4층 건물 높이의 12미터 렉이 물류센터 창고에 구축되어 있는데 이곳에 쌓여 있는 각 물건의 재고 정보를 조사하고 그 내용을 입력하는 단계다. 재고들은 1500여개의 팔레트 위에 쌓여 렉에 들어가 있다.
사람이 팔레트 50개의 재고를 조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5분이라고 한다. 물류센터 내 전체 팔레트를 조사한다고 하면 그 시간이 상상을 초월한다. 작업자가 없는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는 재고조사가 불가하다는 단점도 있다. 드론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업무 효율성, 안전, 검수 오류 최소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깔려있다.
이날 공개된 드론은 ㈜한진의 DT(디지털전환)전략실이 중심이 되어 자체 개발한 스마트기기다. 물론 드론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겼지만 ㈜한진은 작동·운영 방식을 물류 프로세스에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실제 이 드론은 초당 30㎝의 속도로 천천히 비행하며 창고를 돌아다녔다. 저속 자율주행을 통해 비행하며 제품에 붙은 바코드를 찍어 물품 재고 여부를 확인하고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고 나서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QR바코드를 정확히 찍어 인식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수천번의 테스트 끝에 초당 30㎝의 저속 비행을 택했다. 물류센터 렉의 높이는 12~13미터 정도이지만 이 드론은 최대 20미터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한진은 드론 도입으로 팔레트 1개를 조사하는 데 들어가던 시간이 수초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드론 4대를 동시에 운영하면 창고에 있는 1500개의 팔레트 전체를 1시간 만에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다. 24시간 작업자 없이 상시 재고관리가 가능하다는 부가 효과도 따라온다.
드론과 함께 연내 혹은 내년 상반기 중에 도입할 스마트글라스 역시 물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이 진행됐다. 스마트글라스는 전체 12단계의 물류 프로세스 중 실제 사람이 이동에 개입하는 피킹·패킹, 출고, 집배송 등에 들어간다.
작업자가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음성으로 제품을 입력하면 눈앞에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창고 내 제품 위치를 안내한다. 해당 제품의 피킹이 완료되면 다시 글라스 상에 패킹 장소를 안내하며 이동 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여준다. 기자가 실제 착용했을 때도 작은 음성만으로 업무수행 화면이 글라스에 떠 쉽게 운영할 수 있었다.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택배기사도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면 음성 입력만으로 제품 배송 예정시간이나 배송 완료 메시지를 자동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기존 운송장에 붙어 있던 고객 주소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바코드로 대체해 개인정보 보호 측면도 강화했다.
㈜한진이 이번 드론·스마트글라스 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7000만원 정도다. 대형화 장비 대신 보급이 쉬운 작은 스마트장비를 택해 도입도 보다 쉬울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도입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아가며 운영·개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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