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파이낸스 홍콩 IR 2024]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외형성장 만을 위한 M&A 안한다"④"지금은 축적의 시간…지속가능한 수익 구조 창출"
홍콩=최필우 기자공개 2024-11-15 09:04:48
[편집자주]
싱가포르, 런던, 뉴욕, 홍콩까지. 이복현 원장 체제 금융감독원의 글로벌 밸류업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주주환원을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밸류업 프로그램 화룡점정을 찍는다는 포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홍콩 IR 현장에서 금융 당국과 각 금융회사가 내놓은 밸류업 방안을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원칙을 공개했다. 시장에 나온 매물에 관심을 두되 외형 성장 만을 위한 인수합병(M&A)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차원의 M&A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함 회장은 판단했다.하나금융은 성급히 M&A에 나서기보다 '축적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당분간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 계열사 중심의 전략을 짜고 기초 체력을 키우면서 비은행 강화 기회를 엿본다.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제한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두자리수로 관리해 밸류업 측면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비은행 수익 기여 5%...한정된 자본, 선택과 집중"
함 회장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INVEST K-FINANCE: HONG KONG IR 2024' 행사에서 "M&A 관련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기본적으로 비은행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맞다"면서도 "하나의 원칙이 있는데 단순히 외형 성장을 위해 M&A를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이 M&A를 언급한 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하나금융의 약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은행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경우 2022~2023년 2년 연속으로 시중은행 연간 순이익 1위에 오를 만큼 경쟁력을 갖췄으나 비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 수준으로 체급을 높이고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려면 비은행 계열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이 떄문에 보험사 매물이 등장할 때마다 하나금융은 유력한 원매자로 지목되고 있다.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 인수 가능성이 부각됐으나 하나금융은 매번 M&A 추진을 고사했다. 이같은 의사결정 배경에 대해 함 회장이 사후적인 설명에 나선 것이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야하고 주주가치가 줄지 않는 선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은 축적의 시간으로 체력을 키우고 좋은 기회가 오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이 약하니까 보험사 하나 붙여서 크기를 맞추고 이런 식의 M&A는 하나금융에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가 5%에 그쳤다. 은행 부문 의존도가 95%로 그룹이 올리는 대부분의 순이익을 하나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은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은행 의존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고 함 회장은 설명했다.
함 회장은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이 어려웠는데 하나증권은 손실이 3000억원 이상 나기도 했다"며 "이같은 맥락에서 한정된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비은행 계열사 관리에 공을 들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부진한 계열사를 청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손실이 발생하는 곳은 요인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그룹에 기여할 수 있는 계열사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함 회장은 "RORWA가 미진하거나 저조한 관계사에 대해 팔 계획이 없냐는 질문도 받아봤다"며 "내부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통제를 잘 갖추면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WA 성장률 제한하고 ROE 두자리수 유지
하나금융은 최근 공시한 밸류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밸류업 공시의 핵심은 주주환원 확대다. 배당 성향을 높이는 데 주력했던 기존 주주환원 계획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추가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라는 점을 함 회장은 강조했다.
함 회장은 "시장 기대 수준에 맞는 주주환원 정책은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실행할 수 있다"며 "현황 진단을 통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은 구체적으로 정립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할 때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점진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RWA 성장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한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3~13.5% 구간에서 관리하고 ROE는 10%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밸류업 공시는 선언적인 성격이라기보다 실질적 이행 방안"이라며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내재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제이엘케이, 뇌출혈 검출 설루션 FDA 신청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늘어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설 길 잃은 토종기업
- 노을, 글로벌학회서 말라리아 AI 진단 성능 공개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또다시 3분기 최대 실적
- [Company Watch]에스에이티, 4분기 흑자전환 '자신'
- [i-point]북미 성장세 '본격화' 가온그룹, "내년 턴어라운드 자신"
- 'HBM 살려라' 삼성, 한·일 반도체 R&D 거점 가동
- [i-point]위세아이텍, 고용노동부 주관 'K-디지털 트레이닝' 참여
- [i-point]파워넷, 3분기 '최대 실적'…B2C 사업으로 성장세 이어간다
- 동화약품, 의료기기 넘어 '항암신약'까지 '로펠바이오'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