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파이낸스 홍콩 IR 2024]'밸류업 2년' 이복현 원장 소회 "감독당국 수장으로 의미있는 일"②국내 제도 정비, 글로벌 금융허브 4곳 IR 광폭 행보…필요시 밸류업 행보 지속
홍콩=최필우 기자공개 2024-11-14 12:00:00
[편집자주]
싱가포르, 런던, 뉴욕, 홍콩까지. 이복현 원장 체제 금융감독원의 글로벌 밸류업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주주환원을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밸류업 프로그램 화룡점정을 찍는다는 포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홍콩 IR 현장에서 금융 당국과 각 금융회사가 내놓은 밸류업 방안을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지난 2년 간 추진해 온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금융허브 4곳(싱가포르·런던·뉴욕·홍콩)에서 해외 투자자 대상 IR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감독 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금감원이 밸류업 전면에 나서는 게 적합치 않다는 견해도 존재한다.이 원장은 밸류업을 주도하는 주체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지만 초창기 분위기를 고려하면 감독 당국 수장이 나서는 게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밸류업 프로그램 지속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감독 당국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밸류업 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초창기 감독 이슈가 메인…투자자 신뢰 제고"
이 원장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INVEST K-FINANCE: HONG KONG IR 2024'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밸류업이 정책, 진흥 이슈인데 왜 정책 당국이 아닌 감독 당국이 하느냐는 시각도 있다"며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투자협회 등이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초창기에 감독 당국이 전면에 나서야 했다고 돌아봤다. 현재는 금융권에서 밸류업 관련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지만 2022~2023년에는 감독 당국과 관련된 의문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감독 당국이 건전성 관련 제약을 가해 배당이 원활히 되지 않고 이것이 은행주 저평가로 이어진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이 원장은 "해외 IR 처음 간 곳이 싱가포르였는데 대부분의 질문이 배당 자율성을 인정해줄 것이냐는 내용이었다"며 "건전성 지표로 보통주자본비율을 보는지, 어떤 기준으로 영업에 제약을 둘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은 금감원이 밸류업 프로그램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해외 투자자들의 질문과 관련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가 금감원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IR을 통해 해외 투자자와 소통을 지속하려면 가장 큰 관심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기관장이 나서야 했다.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 질문에 대해 누가 대답을 하더라도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금감원이 해야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감독 당국 수장이 하는 것도 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2년 간 네 차례에 걸쳐 글로벌 금융허브에서의 IR을 이어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해 약속해줄 수 있는 주체가 없는 실정이지만 이 원장이 일관되게 밸류업 선봉에 나서면서 투자자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여러 관계적 측면에서 금감원장이 얘기하는 건 정부 입장으로 해석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며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는 측면이 있다고 해 이렇게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효과 측면에서 개선 필요"
금감원의 밸류업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장은 주체와 관계 없이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누군가는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향후 제도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밸류업 효과를 높이는 게 이 원장의 구상이다. 해외 투자자가 금융 당국과 교류하면서 오고가는 논의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밸류업 초창기에 외국인 등록제 폐지를 비롯한 굵직한 제도적 문의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해외 계좌의 한국 주식 접근성 개선 등 실질적이고 디테일한 주문이 많다.
이 원장은 "시장 소통을 한 지 2년 이상이 됐는데 전에는 너무나 당연히 됐어야할 것들이 아직 안됐다는 식이었다"며 "요즘은 심플한 내용으로 한발씩 나아가고 있고 주식매수 청구권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과정에서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봤다. 주주 보호, 금융투자소득세,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 다양한 컨틴전시 플랜을 세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지난 2년 동안 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부분 많았고 우리도 경험이 쌓였다"며 "지혜로 삼아 소통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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