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 업권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저축은행이 고금리 예금을 취급하고 있어 '머니무브'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에서는 예금 안정성이 제고되면서 업권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기예금 유치도 더욱 활성화돼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예대율 관리에 대한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서 '고금리' 저축은행 자금이동 전망

예금자보호한도가 24년 만에 상향 조정된다. 국회는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억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난다. 모든 예금보호 대상 금융상품의 원금과 이자를 합해 금융회사당 최대 1억원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될 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대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예금상품과 기본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는 저축은행에 대한 자금이동이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연구 용역에서도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면 저축은행 예금 규모가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고객 입장에서도 고액을 한 계좌로 통합할 경우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이용 편의성이 제고된다. 일각에서는 일부 예금자만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예금자의 2.2%인 소수의 5000만원 초과 예금자만 편익을 누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금자들이 보호한도 내에서 여러 예금기관에 분산 예치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도 상향이 금융소비자 편의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수신상품 '유일한' 조달 창구, 정기예금 유치 기대치 커져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긍정적인 요소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보장 한도가 늘어난 만큼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예금 안정성이 제고되면서 저축은행 예금상품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자금조달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정기예금을 통한 예금 유치가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저축은행이 예금 자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현행법상 채권발행이 불가능해 주로 예적금 등 수신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이 주요 조달창구 역할을 하며 전체 수신의 25%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예대율 관리에 대한 부담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대율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금융당국은 2021년부터 예대율 가이드라인을 100%로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10%로 완화했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취급하는 저축은행에 대한 '자금 쏠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수신잔액이 늘어나면서 대출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