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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STX엔진, K방산 훈풍에 '방긋'...기관 러브콜 집중①연금·트러스톤운용 보유분 총 20% 육박, '유암코 체제 6년' 안정화 성과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28 07:42:25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5: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 및 방위산업용 엔진 제조사 'STX엔진'은 최근 주주 명부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이 신규 주주로 이름을 올리며 주요 투자 주체로 등극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기관 보유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STX엔진은 앞서 여러 차례 손바뀜을 거쳤다. 1976년 설립된 '쌍용중기'(쌍용중공업)가 전신으로 2000년대초 강덕수 전 회장에 의해 STX그룹으로 분리됐다. 그 직후 엔진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현재의 STX엔진이 출범했고 지주 체계가 형성됐다. 하지만 그룹 전반의 급격한 차입 부담 확대, 2008년 금융위기 등이 겹치며 기업 회생에 들어갔고 지난 몇 년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국민연금공단은 올 하반기 STX엔진 보유분을 급격히 늘렸다. 지난 3분기 신규 주주로 포함된 후 꾸준히 보유 물량을 확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총 239만7354주(10.4%)를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이어 2대주주 지위에 있다. 단순히 기간만 따지면 7월부터 10월까지 물량을 두 자릿수로 늘렸다.


배경으론 높아진 투자 매력도가 꼽힌다. 이달 기준 STX엔진 연 주가 수익률은 76.6%로 나타난다. 올해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집중되며 밸류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직전 거래일(22일) 거래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9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배 수준으로 나타난다.

기관 러브콜도 이어졌다. 국민연금공단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모두 지난 몇 달간 STX엔진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모았다. 이달 기준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분 208만8552주(9.07%)를 보유한 3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과 마찬가지로 단기간 보유분을 급격히 늘렸다.

증가율만 보면 국민연금공단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STX엔진 변화가 가장 컸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투자분 가운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STX엔진은 올해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3분기말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3%로 전년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470원으로 동기간 큰 폭으로 뛰었다. 영업 성과가 뒷받침되며 투자 가치 관련 재무 지표들도 일제히 반등했다. 이러한 흐름에 기관들이 화답하며 최근 주요 투자자 구성에 주요한 변화가 감지된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특수사업부문 성장이 두드러졌다. 올 3분기 STX엔진 특수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동부문 전체 수익의 93%에 달했다. 사업부 매출 비중은 43% 수준까지 확대됐다. 동 매출은 K9자주포, 함정 등 군수 제품에 탑재되는 고속 엔진 납품분에서 발생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위사업청' 등 국내 대형 방산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물량을 주로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당해 관련한 실적 개선이 주효하게 반영됐다.


STX엔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 측면에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2013년 지주사였던 STX가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하면서 STX엔진 역시 장기간 경영 정상화 작업을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주 채권은행이었던 산업은행이 이듬해 대주주로 올라섰고 곧 계열 분리 작업을 마치며 독립 법인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후 2018년 중순 기업 구조조정 전문 기업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최종 경영권이 이동, 본격적으로 안정화 수순에 들어갔다. 이 기간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기관투자자 지분은 미미했다.

STX엔진 측은 "강도 높은 구조 조정과 비영업자산의 조기 매각,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회생 기반을 마련했고 그 결과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성과를 거뒀다"며 "특수사업부문의 경우 기존 내수 중심에서 수출형 구조로 전환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기존 제품의 성능 개량, 신제품 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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