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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삼지전자, 6년만에 마이너스 현금흐름 '효자 SAMT에 발목'④스마트폰 불황 직격탄, 오픈랜 수요 증가로 본업은 개선

최현서 기자공개 2024-11-29 08:35:14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지전자의 SAMT 지분 인수는 '신의 한 수'로 불린다. SAMT 인수 직전까지 실적 흐름이 좋지 않았다. 통신 장비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삼다가 LTE 보급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던 영향이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가리지 않고 반도체를 유통하는 SAMT를 품은 덕에 조단위 매출 돌파구가 마련됐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유통하는 SAMT 사업 특성상 관련 업황에 따라 성적표가 좌우된다.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가 이어졌다. 재고가 쌓이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년 만에 발생한 상황으로 SAMT의 부활이 절실하다.

◇쌓인 재고, 재무 건전성 악화 직결

삼지전자는 이달 14일 분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1298억원) 대비 151.7% 감소한 수치다. 운전자본의 급격한 변동이 부른 변화다. 같은 기간 운전자본은 -1267억원으로 전년 동기(833억원) 대비 2000억원 가량 줄었다.

올 들어 매 분기 마이너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2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5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유독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 이 같은 보릿고개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이 늘어난 영향이다. 9월 말 기준 운전자본이 401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89억원 가량 증가했다. 삼지전자 사례는 팔리지 않은 재고자산이 쌓인 게 현금흐름 악영향으로 이어진 경우다.

삼지전자 재고자산은 상품, 제품 등으로 나뉜다.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313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311억원 대비 35.7% 늘었다. 재고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상품(반도체)이다. 올 3분기 말 상품 재고자산은 2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30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힘빠진 반도체 유통, 개선된 통신 장비 판매 '분전'

재고자산 상당수는 SAMT가 들고 있는 물량이다. SAMT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디지털 모듈 등을 유통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이다. 주로 스마트폰 관련 반도체를 유통한다. 스마트폰 생산량이 늘어나면 SAMT의 실적도 커지는 사업 구조다.

2015년 1월 삼지전자는 SAMT 지분 50%를 인수하며 연을 맺었다. 사업 침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삼지전자는 오랜 고객이었던 LG유플러스에 LTE 중계기를 납품하던 곳이다. 2011년 7월 LTE 상용화 이후 전국에 망 보급이 완료되면서 실적이 점차 내리막을 걸었다. 이종산업을 영위하던 SAMT 지분 인수로 눈을 돌린 배경이다.

'효자'였던 SAMT는 최근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제자리걸음한 영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다. 스마트폰이 팔리지 않은 게 SAMT 재고자산 증가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쇠퇴한 본업으로 평가 받았던 통신 장비 부문은 오히려 힘을 받고 있다. 삼지전자만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별도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양호하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22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99억원 대비 126.8% 증가했다.

오랜 고객사인 LG유플러스가 오픈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지전자는 대형 건물 내부, KTX 구간 등에 LG유플러스 규격에 맞는 5G 광중계기를 납품하고 있다. 오픈랜은 차세대 통신 규범으로 불리는 6G의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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