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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영현' 박용인 사장, '엑시노스 부활' 특명 '갤럭시S25 탈락' 파운드리에 보다 책임 물어, 역할 범위 확대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28 13:14:5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27일 정기 인사를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이 전권을 잡으며 3명의 사업부장 중 2명이 물러났다. 남은 이는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뿐이다. 사업 부실에도 불구하고 수장 전원 교체라는 강수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스템LSI사업부는 파운드리사업부와 밀접하게 엮여 있다. 아무리 반도체 설계를 잘해도 양산 팹에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완성도 높은 칩을 뽑아낼 수 없다. 박 사장에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 계기가 바로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AP 내년 재진입 목표, 이미지센서·DDI 등 안정화 시급

애초 박 사장은 퇴임 대상으로 줄곧 거론돼왔다. 제품군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핵심으로 여겨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가 최악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앞서 '엑시노스2200'이 '갤럭시S22'가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에 휘말린 원흉 중 하나로 꼽히면서 '갤럭시S23'에 '엑시노스2300'이 전면 배제된 바 있다.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4' 일부 모델에 '엑시노스2400'이 탑재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폴더블폰 진입이 요원했다. 내년 초 나올 '갤럭시S25'에서 재차 빠지면서 위기론이 불거졌다.

엑시노스2200 제외 당시 설계와 제조 파트 중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을 활용한 퀄컴이 TSMC로 환승한 뒤 안정적인 성능을 내면서 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지만 결론이 나진 않았다.

이후 퀄컴은 돌아오지 않았고 차기작인 '엑시노스2500'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이슈를 겪으면서 파운드리 결함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시영 사장 대신 미주(DSA)총괄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한 사장은 메모리 설계팀부터 전략마케팅실까지 다방면에서 근무했고 최근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추후 퀄컴, 엔비디아, AMD 등 현지 고객과의 네트워킹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반면 박 사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시스템LSI사업부는 일정 부분 책임을 피하게 됐다. 먼저 박 사장(사진)의 특이한 이력이 주목된다.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LG반도체 출신이다. 이곳에서 아날로그 그룹장을 역임하고 텍사스인스트루머츠 핵심 기술 관리자, DB하이텍 사장 등을 거쳐 2014년 삼성전자 차세대제품개발팀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삼성전자 입사 이후에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칩(PMIC), 보안 반도체 등 연구개발(R&D)을 주도했다. 2019년부터는 센서사업팀 부사장으로 세계 최초 1억화소 이미지센서 개발 등을 견인했다. 이듬해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시스템LSI사업부를 총괄했고 2021년 말 사장 승진했다.

내년이면 박 사장은 어느덧 4년째 시스템LSI사업부를 이끌게 된다. 또 다른 기회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할 타이밍이다. 그 시발점은 엑시노스 부활 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시스템LSI사업부는 내년 하반기 등장할 7세대 폴더블폰에 엑시노스2500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상태다. 그동안 퀄컴 AP가 독점하던 영역이다. 이를 계기로 '갤럭시Z' 시리즈에 발을 들이고 내후년 '갤럭시S26' 시리즈를 공략할 방침이다.

엑시노스 사태가 파운드리 쪽 문제로 귀결됐으나 설계에서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메모리사업부가 D램 전면 재수정에 나선 만큼 엑시노스 관련 새로운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극단적으로는 TSMC 등 외부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이외에도 이미지센서, DDI 등 캐시카우를 잘 보전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숙제도 남아있다. 박 사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당분간 메모리 반등 초점, 추후 재편안 촉각

이번 DS부문 인사에서 최대 화두는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부분이다. 사상 첫 사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내준 메모리사업부의 현주소가 그만큼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DS부문은 메모리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집중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업부장 교체 여부로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희비가 엇갈리기는 했으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어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적잖은 변동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핵심 엔지니어 및 R&D 인력이 메모리사업부로 몰릴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나머지 두 사업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해야 한다. 이는 박 사장과 한 사장의 역할 확대 또는 축소와 직결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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