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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텔레칩스, LX세미콘·어보브반도체 시너지 언제쯤②전장 분야 협력 가능성, 전기차 캐즘 등 외부 변수 극복 과제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27 10:17:52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텔레칩스가 외부 업체와 다각도로 협업을 추진 중이다.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쏠린 사업구조를 분산하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매출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제외하면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침체기를 겪고 있어서다. 텔레칩스 주력인 차량용 반도체와 직결되는 전기차 산업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에 직면한 것도 부정적이다.

◇1세대 팹리스 간 만남, 2년 넘도록 감감무소식

2022년 5월 LX세미콘은 텔레칩스 지분 약 10%를 사들이기로 했다. 당시 텔레칩스는 200여억원을 확보했다. 규모보다는 국내 주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끼리 손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던 거래였다.

2년 반이 흐른 현재 LX세미콘은 텔레칩스 2대 주주(지분율 10%)로 남아있다.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이장규 대표(지분율 20%)다. 적잖은 시간이 지났지만 양사의 공동 행보는 사실상 전무하다.

*회사 로드맵을 설명하는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아직까지 아이템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텔레칩스와 LX세미콘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등장한 팹리스 기업이라는 부분 외에는 공통 분모가 없다시피 했다. 각각 자동차, 디스플레이 공급망에서 활동 중이다. 이에 따라 둘의 시너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LX세미콘이 텔레칩스 지분을 확보할 당시에는 차량용 반도체 관련 협력이 예상됐다. 코로나19 전후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국내 업계에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으로 사업 범위 확장을 추진했다. 전기차에 활용될 방열기판,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자 등도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분 인수 이후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안정화했고 전기차 성장세마저 주춤하면서 기대했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까지 덮치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시점도 아니었다.

일단 양측은 개별적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텔레칩스는 네트워크, 인공지능(AI) 가속기, MCU 등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LX세미콘은 MCU, 모터 드라이브 집적회로(IC), 파워 모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LG전자, 애플 등이 텔레칩스와 LX세미콘 합작품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장, 애플은 모바일에 강점이 있다. 각각 자동차와 디스플레이에 전문성을 가진 만큼 서로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방향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텔레칩스 제품군 이미지

◇자회사 세우고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 결과는

텔레칩스는 LX세미콘과 파트너십을 맺기에 앞서 자회사였던 칩스앤미디어 지분을 매각했다. 2009년 인수 이래 13년 만에 500억원 이상 차익을 보고 정리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코덱 등 영상 반도체 관련 지적재산(IP)을 주력으로 한다. 인포테인먼트 AP 등을 다루는 텔레칩스와 연계할 수 있는 분야지만 생각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

대신 텔레칩스는 어보브반도체와 함께 설립한 '오토실리콘',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만든 '마인드인테크' 등을 현재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오토실리콘은 2차전지 상태를 확인하는 배터리 관리칩(BMIC), 배터리 진단칩(BDIC) 설계한다. 가전용 MCU 등을 다루는 어보브반도체와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오토실리콘은 BMIC, BDIC 등을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와 논의 중인 가운데 텔레칩스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 등 고객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소량이지만 중국 쪽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BMIC, BDIC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마인드인테크는 AI 액셀러레이터 코어 등을 제작 중이다. 구체적으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들어가는 비전 알고리즘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텔레칩스가 밀고 있는 차량용 AP '돌핀' 시리즈와 중장기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와 별개로 사피온의 IP를 활용해 AI 시스템온칩(SoC)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는 사피온이 리벨리온과 합병하면서 애매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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