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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중장기 실적 리스크 돌파구 마련, 'ROE 15%↑' 목표②육성사업 활성화 총력, 주주환원 순차 확대 예고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03 08:16:24

[편집자주]

문혁수 대표가 LG이노텍을 이끈 지 1년이 흘렀다. 기존 정철동 대표의 성과가 워낙 뛰어났던 만큼 전임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핵심 매출처 스마트폰은 물론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전기차마저 주춤하는 등 대외 환경도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본인만의 스타일로 조직을 바꿔나가며 저력을 보여줬다. 첫 내부출신 CEO 체제에서 보낸 기간이란 점에서도 그의 경영 1년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LG이노텍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실적이 예년 대비 크게 부진한 건 아니지만 특정 고객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 수년간 고속 성장하면서 더욱 두드러진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문혁수 대표 부임 이후 전방산업이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정보기술(IT) 기기 교체가 대거 이뤄진 데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난 결과다.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업다각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더해 문 대표는 생산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향상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성장세 유지 키워드 '신성장동력 발굴'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다루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매출이 쏠려있다. 메인 고객은 애플이다. 매년 출시하는 아이폰 흥행 여부에 LG이노텍 실적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선 3~4년은 애플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우위를 보이면서 LG이노텍도 수혜를 입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공백이 무색할 정도였다. LG이노텍은 비교군으로 여겨지는 삼성전기의 실적을 뛰어넘기도 했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애플이 흔들릴 경우 LG이노텍도 같이 부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가 그런 추세다. 작년은 전년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모바일 부품 경쟁 심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더욱 그렇다. 애플이 협력사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을 빼면 여전히 반등이 요원하다.

고부가 제품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시장을 공략 중인 LG이노텍에 부정적이다. 후발주자인 LG이노텍 입장에서는 로우엔드에서 하이엔드로 점차 나아가야 하는데, 하이엔드에 수요가 쏠려있어 기회를 부여받기 어려운 상태다.

LG이노텍이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드러난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숙화에 대응해 주요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 등 전방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와 FC-BGA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수익 구조가 궤도에 오른 전장부품도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응 차원에서 LG이노텍은 자율주행 분야에 힘을 싣는다. 무선주파수(RF) 설계, 센싱, 제어 기술 기반으로 통신모듈 사업을 조단위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 차량 센싱솔루션도 확대할 방침이다.

확장 속도가 더딘 FC-BGA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발굴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유리(글라스) 기판 연구개발(R&D)도 이어가고 있다. 관련 인력 충원을 진행하는 등 사업화 준비에 한창이다.

궁극적으로 LG이노텍은 2030년 육성사업 매출을 8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목표를 설정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 외에도 근원적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생산성 증대 작업도 병행한다. 문 대표 직속조직 생산혁신센터가 주도한다. 내년부터 평택에서 안산으로 위치를 변경한다. 새 단장하는 만큼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환 CFO도 부임 1년, 재무구조 변화 주목

LG이노텍은 2019~2023년 5개년 동안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자산이 늘었다. 대신 부채도 불었다. 2022년 부채비율을 130%까지 낮췄는데 2023년 138%로 올랐다. 올해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은 투자 속도 조절 등으로 적정한 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문 대표만큼이나 박지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고심이 크다. 박 CFO는 지난해 문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설 때 LG이노텍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LG CNS에서 CFO를 역임했다.

LG이노텍은 실적발표 IR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아 박 CFO의 대외활동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대신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그의 청사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3년 12%에서 2030년까지 15%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위해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에 속도를 내고 부문별 수익 창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원가 경쟁력 중심의 글로벌 생산지 재편 및 자원 운영 △현금 창출력 및 자산 운영 효율성 강화 △AI 및 디지털전환(DX) 기반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이 골자다.

더불어 주주환원도 늘리기로 했다. 2022~2024년 LG이노텍은 당기순이익 10% 이상을 배당했다. 2027년 15%, 2030년 20%로 향상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과의 소통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외 컨퍼런스 참여와 경영진 소통 확대, 정보 제공 채널 다변화, 라인투어 및 세미나 개최 등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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