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신임 CEO 색채 입히기 통했을까①포트폴리오 다각화 체질 개선, 수익성 향상 목표 '진행형'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29 08:17:27
[편집자주]
문혁수 대표가 LG이노텍을 이끈 지 1년이 흘렀다. 기존 정철동 대표의 성과가 워낙 뛰어났던 만큼 전임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핵심 매출처 스마트폰은 물론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전기차마저 주춤하는 등 대외 환경도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본인만의 스타일로 조직을 바꿔나가며 저력을 보여줬다. 첫 내부출신 CEO 체제에서 보낸 기간이란 점에서도 그의 경영 1년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LG이노텍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은 정철동 전 대표 부임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전 대표 재임 시절 연달아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등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 첫 출범, 코로나19 팬데믹,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 등 여러 변수를 극복했다.후임 최고경영자(CEO)인 문혁수 대표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웠다. LG이노텍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된 상태여서 부담이 더 클 것이란 말도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문 대표는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업황 부진으로 표면적인 실적은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래를 위한 내실을 안정적으로 다졌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부임 2년 차인 내년 들어 관련 효과가 나타나야만 문혁수호의 항해도 장기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광학통'의 반전, 카메라 이외 제품에 초점
"그동안 카메라 모듈이 중심이었다면 내년부터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와 자동차 부품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것입니다."
문 대표가 취임 직후 내놓은 첫 메시지다. 2020년대 들어 LG이노텍이 고속 성장했던 건 카메라 모듈을 다루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덕분이었다. 애플의 아이폰 공급망 내 비중을 점점 높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극대화했다.
새롭게 수장을 맡은 문 대표는 LG이노텍 재직 기간 대부분을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보냈다. 사내 대표적인 '광학통'으로 꼽힐 정도였다. 내부출신으로 첫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만 해당 사업부가 전체 수익의 약 80%를 차지하면서 특정 품목 및 고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배경이다. 그 역시 이를 알기에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로 LG이노텍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새 먹거리로 낙점한 FC-BGA 생산라인을 가동 개시했고 CEO 직속 전담조직인 라이다(LiDAR) 사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멕시코 생산법인 확장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카메라 모듈 비중이 압도적이다. 더불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미·중 무역분쟁 등 여파로 아이폰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역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성수기로 여겨지는 올 3분기는 작년 3분기보다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는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영향이다. 지난해의 경우 아이폰 출시가 다소 지연되면서 관련 특수가 4분기로 미뤄졌기에 2024년 하반기는 2023년 하반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FC-BGA는 인공지능(AI)을 제외한 반도체 산업이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하면서 고객 확보가 더디고, 전장 부문은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노력에 비례하는 성과가 나오지 못한 이유다.
◇사장 승진 관건 '카메라·전장·반도체' 고른 성장
LG이노텍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만큼 문 대표는 2025년에도 회사를 이끈다. 다만 직위는 부사장으로 변함이 없었다.
사장 승진의 전제조건으로 올해 뿌려놓은 씨앗의 결실을 맺는 것이 꼽힌다. 캐시카우인 카메라 모듈 사업은 잘 보전하면서 반도체 기판과 전장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표는 올해 생산성 향상과 인재 확보에 집중한 바 있다. 생산혁신센터 설립, AI 기술 적극 도입, 채용 행사 직접 참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업계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LG이노텍이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한다면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선 현신균 LG CNS 대표의 뒤를 이을 수 있다. 그는 대표를 맡은 지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문 대표는 1970년생으로 대기업 계열사 CEO 중 젊은 편에 속한다. LG그룹에서 단기적 관점으로 선임한 게 아닐 것"이라면서 "내년과 내후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면 정 전 대표처럼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실질적인 데뷔전을 치른 문 대표는 내년 초 'CES 2025'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연간 흑자 가시권에 진입한 전장부품 사업부의 고객 확대 목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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