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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베팅' KB자산운용, '2500억 펀딩' 엘앤에프 투자 검토 영구 CB 발행 추진, 할증 없이 YTM 상향 등 조건 변경

김예린 기자공개 2024-12-03 07:45:1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제조 상장사 엘앤에프가 25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 중인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수백억원 투자를 검토 중이다. 같은 조건에 함께 투자할 만한 다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물색하는 상황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엘앤에프가 신규 발행할 2500억원 영구 CB 가운데 수백억원 규모를 인수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밟고 있다. 본래 딜 초기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총액인수한 뒤 셀다운하는 구조였으나, 현재는 FI들이 셀다운 물량이 아니라 직접 CB를 사들이는 형태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건도 바뀌었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총액인수 책임을 지고 만기수익률(YTM) 2%, 전환가액 10% 할증 조건에 CB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계획은 투자자들과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FI들이 직접 투자하는 현재는 할증을 없애고 YTM도 2~3배로 상향하는 등 조건을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이 같은 조건에 투자할 만한 다른 FI를 찾기 위해 복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미래에셋증권도 투자자 모집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액인수까진 아니더라도 주선 역할은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투자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캐즘 현상으로 2차전지 테마가 꺾였다는 점에서다. 최저점이란 판단에 뛰어드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다만 케즘에 따른 실적 급감은 리스크로 제기된다. 올해 3분기 매출은 351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54억원) 대비 3분의 1로 줄었고, 724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미국 내 2차전지 산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 아래 투자 의지를 접는 FI들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2차전지 업종 상장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세액공제 발표로 최근 주가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5월 JP모간을 주관사로 삼아 5억달러(약 6700억원) 규모로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불과 1년만에 다시 자금 확보에 나선 형국이다. 다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당시에는 투자 유치 주관을 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고, 투자자들도 몰렸다. 교환가액을 당시 시가 대비 30% 할증하는 조건에도 FI 모집을 완료한 이유다. 1년만에 급변한 시장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실탄 장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자산운용 측은 "엘엔에프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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