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대한전선, '절반의 선전' 속 참여도 두각평가개선 프로세스 비롯 3개 항목 2점대 '부진'
김경태 기자공개 2024-12-23 10:20:4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0: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은 LS전선에 이어 국내 전선업계 2위에 랭크된 기업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채권단 관리 체제를 거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주인으로 맞이했다. 2021년에는 호반그룹이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호반그룹에 편입된 뒤 대한전선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보수적인 기조를 탈피하고 있다.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도 6개 항목 중 3개 항목의 평점이 3점을 넘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이사회 구성, 경영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3점 이하 항목 '절반', 구성·경영성과·평가개선 프로세스 '부진'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대한전선은 255점 만점에 141점을 받았다.
대한전선은 6개 지표 중 3개 항목에서 평점 3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 경영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 각각 2점대를 나타냈다.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7개 문항 중 5개에서 1점대를 나타낼 정도로 부진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복수의 문항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에 받은 ESG 등급이 우수하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어 평점을 방어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영성과 항목의 점수가 2점대를 기록한 것은 동종업계와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국내 1위 LS전선은 비상장사라 이번 '2024 이사회 평가' 대상이 아니다. 업계 3위 일진전기는 상장사로 평가 대상에 포함됐는데 경영성과에서 평점 3.3점을 획득했다. 최근 전선업계는 호황을 맞이해 재무, 실적 등에서 선방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경영성과 항목 중 '투자'와 '재무건전성' 문항에서 부진했다. 투자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에서 모두 1점을 기록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를 하회했다.
재무건전성 역시 비슷했다. 부채비율은 97.06%로 100%를 하회하기는 했지만 평균치인 91.96%보다 높았다. 이자보상배율은 2.96배로 평균치(9.72배)보다 크게 낮았다. 순차입금/EBITDA는 1.08배로 평균치(1.12배)를 밑돌았다.
이사회 '구성'은 평점 5점 만점에 2.6점을 맞았다. 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송종민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고 구성원이 6명으로 규모가 작다는 점 등도 점수가 하락한 배경이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점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한전선의 사외이사는 노상섭 김·장법률사무소(김앤장) 고문, 이익중 전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 2명이다.
◇이사회 참여도 4점 이상 획득, 견제기능·정보접근성 양호
대한전선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이사회 '참여도'다. 평점 5점 만점에 4.1점을 받아 6개 항목 중 독보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우선 이사회가 활발히 열렸다. 지난해 이사회는 총 19번 열렸다. 해외법인과 지사 설립, 해저케이블 공장 설비투자 등 다양한 안건을 다뤘다. 다만 이사회에서 반대나 수정 권고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는 못했다.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참석률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이 정기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사외이사들에 대한 이사회 안건이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통지되고 있기도 하다.
이사회 견제기능과 정보접근성은 각각 평점 3점씩 받았다. 견제기능에서는 사외이사만의 별도 회의가 없다는 점,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 이 점수를 깎은 요인이다.
정보접근성에서는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밝히지 않고 있으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점수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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