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으르렁' LS·대한전선, '얼굴 붉힌' 기아 소송 2심 변론서 양측 책임회피 '치열'…9월 판결 예정
김경태 기자공개 2024-06-21 08:58:3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9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여부를 둘러싸고 대치했던 엘에스(LS)전선과 대한전선이 법정에서 만나 또다시 맞섰다. 2곳은 기아가 2019년 제기한 소송의 공동 피고다. 이달 19일 마지막 변론기일에서도 책임 회피를 위한 논리를 치열하게 전개했다.앞서 1심에서는 기아가 일부 승소했다. 당시 대한전선에 대한 주장은 기각하고 LS전선이 일부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LS전선은 2심에서 소송대리인을 국내 1위 로펌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9월 중으로 판결을 내릴 방침이다.
◇기아, 5년 전 소송 제기…'공동 피고' LS전선 vs 대한전선 책임회피 '팽팽'
서울고등법원은 20일 기아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변론기일을 열었다. 변론은 기아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의 포문으로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LS전선 대리인 김·장, 대한전선 대리인 법무법인 선백 변호사가 주장을 펼쳤다.
이 소송은 기아가 2019년 6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소송가액은 128억원이다. 국내 완성차와 전선업계 1·2위 기업이 법정에서 맞서는 흔치 않은 사례의 소송이다.
소송의 발단은 2018년 9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아 화성공장에서 약 닷새간 정전이 발생하면서 차량 생산라인 6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기아는 약 182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기아는 정전이 발생한 원인으로 지중송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하자,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송전선로 시공을 맡은 LS전선과 엠파워, 전선 공급업체 대한전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후 감정인의 감정, 3년여에 걸친 변론 등을 거쳐 2022년 12월 23일 1심 판결이 나왔다. 기아가 원고 일부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엠파워, 대한전선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고 LS전선에 대한 주장은 일부 인용했다. LS전선이 기아에 72억84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 직후 LS전선은 즉각 반발하면서 작년 1월 항소장을 접수했다. 기아는 LS전선이 항소한 다음 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은 대한전선은 별도로 항소하지 않았다.
그 후 작년 7월 20일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달 20일 8번째 변론기일이 개최됐다. 기아 측 율촌 변호사는 주로 LS전선의 책임을 지적하며 1심 판결 굳히기에 나섰다. LS전선이 주의의무 위반 과실이 있다는 점을 기술적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다만 주장을 펼치던 막바지에는 대한전선 역시 연대책임이 있다고 말하며 공격 지점을 넓혔다.
이날 LS전선 변론을 맡은 김·장은 감정인의 감정 결과와는 별개로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기반으로 반론에 나섰다. LS전선을 비롯한 피고 측의 과실로 인한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공급된 전선에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15kg에 달하는 송전선 실물을 법정에서 선보인 것은 이날 변론의 하이라이트였다.
대한전선을 대리하는 선백 변호사도 응수에 나섰다. 기아, LS전선 대리인처럼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하며 대한전선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장이 주장한 내용의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마음 급한' LS전선, 1위 로펌 '김·장' 선임 승부수…9월 2심 판결 예정
이번 소송에서 2심에서의 반전이 가장 절실한 당사자는 LS전선이다. 기아는 1심에서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원고 일부승소했다. 대한전선은 자신들에 대한 주장이 기각되는 성과를 거뒀다.
LS전선 관계자는 "대한전선 출신인 감정인이 객관적인 증거없이 자신의 추정에 기반하여 감정을 한 부분에 대해 2심에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다투고 있다"고 밝혔다.
LS전선의 승소 의지는 대리인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LS전선은 1심에서는 법무법인 광장에 소송을 맡겼다. 당시 광장에서는 5명의 변호사들이 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아와 대한전선은 율촌과 선백에서 각각 4명씩 투입됐다. LS전선이 가장 많은 변호사들을 고용했던 셈이다.
하지만 1심에서 패소하면서 LS전선은 대리인을 국내 최대 로펌 김·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김·장에서는 3명의 변호사가 LS전선의 대리인으로 나섰다.
김·장 송무팀 입장에서도 이번 소송은 중요하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은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소송,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 소송 2심에서 잇달아 패소하면서 1위 로펌으로서의 체면이 손상됐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변론을 종결했다. 사건 검토를 거쳐 오는 9월 판결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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