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다시 돌아온 초록뱀 그룹]SI 중심에서 FI로, 투자전략 선회시장 눈치보기, 태세 전환 가능성 제기

양귀남 기자공개 2024-12-17 08:42:10

[편집자주]

초록뱀 그룹이 시장에 돌아왔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상장사 투자를 재개했다. 아직 리스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보인 행보라 시장 주목도가 높은 분위기다. 그간 지배구조 정리 차원에서 계열사를 매각한 점이 자금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더벨이 초록뱀 그룹의 최근 행보를 추적하고 기회요인과 리스크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록뱀그룹의 투자 기조는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상장사 인수를 기반으로 주로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맡아왔지만, 최근에는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을 자처하며 한 발 물러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부침을 겪은 뒤 경영 참여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초록뱀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지오릿에너지 전환사채(CB)에 투자를 진행했다. 오션인더블유(옛 시티프라퍼티), 아름드리코퍼레이션, 유에스씨, 원성준 씨가 함께 라르고스브릭 투자조합에 1000억원을 출자했고, 이 1000억원은 지오릿에너지 CB 취득에 활용됐다.


초록뱀그룹이 인수한 전환사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시 총 7027만4067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월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취득한 210억원 CB를 더하면 총 8550만2494주를 취득할 수 있다. 전환기간 도래 후 전환사채권을 전부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오릿에너지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지오릿에너지의 경영권은 코스피 상장사 에이프로젠이 취득할 예정이다. 에이프로젠이 SI, 초록뱀그룹이 FI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록뱀그룹은 지오릿에너지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기재했다.

시장에서는 초록뱀그룹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에서 자금만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기조를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그룹사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장 직접 경영에 나서기에는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초록뱀그룹은 최근 초록뱀미디어를 비롯해 그룹사 내 대부분의 상장사를 외부에 매각했다. 지난달 말 초록뱀미디어 매각이 완료되면서 초록뱀그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인 오션인더블유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장사도 없다.

초록뱀그룹은 적극적인 상장사 인수와 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은 2010년 전부터 자본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초록뱀그룹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후반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초록뱀미디어를 중심으로 우리들휴브레인(현 메타케어), 인포마크(현 휴먼테크놀로지), 스카이이앤엠(현 티엔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했다. 직접 초록뱀그룹 인물들을 이사회에 합류시키며 적극적으로 경영도 이어갔다. 이 뿐만 아니라 수많은 투자조합, 신기술조합 등에 출자를 진행하며 다양한 상장사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시장에서는 FI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SI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언제든 상장사 인수 등 적극적인 태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건은 충분히 갖췄다. 상장사 매각과 자산 정리 등을 통해 실탄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미리 정관도 수정했다.

초록뱀그룹은 지난해 7월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필요한 경우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션인더블유에 정관까지 신설했지만, 최근 해당 정관을 삭제하고 자체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말을 바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세확장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라며 "아무래도 이슈가 있었던 만큼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가져가기 힘든 상황에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