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보험사 오너 경영 점검]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지분 없이 임원 먼저 단 까닭①신창재 회장 '능력 중심' 승계 기조 반영…지주사 전환 통한 지배력 강화도 필요

김영은 기자공개 2024-12-20 12:19:04

[편집자주]

보험사의 오너 경영이 과도기에 진입했다. 오너 2세를 중심으로 경영권과 지분 구조를 한 차례 정리한 보험사들은 다시 후계 작업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승계 기로에 선 오너 3세들도 임원으로 등판하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보험업에서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보험사 오너 2~3세의 경영 승계 및 지배구조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0: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남다른 인사 철학 아래 3세 승계는 유독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장남인 신중하 상무는 경영 수업 10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실무부터 차근차근 업무 역량을 쌓아왔다.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교보라이프) 실장 또한 마찬가지다. 한화생명, 현대해상의 오너 3세와 달리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교보생명의 핵심 과제인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승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주간 분쟁을 매듭짓고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다면 오너가의 지배력을 자연스럽게 강화할 수 있다. 신 상무는 그간 지주사 전환시 계열사 시너지 제고를 위한 데이터 통합 작업을 주도해왔다. 또한 그룹경영전략담당으로 향후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중하·신중현 형제, 지분 0%…경영 참여도 실무 먼저

신 회장은 평소 경영권 승계의 핵심은 지분이 아닌 경영 능력임을 지속 강조해왔다. 보유 지분이 많다고 해서 경영권을 쥐어서는 안 되며 기업에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이 경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두 아들에게도 실무 단계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신중한 경영 수업을 진행해왔다.


장남인 신중하 상무는 지난 11일 교보생명 정기 인사에서 임원급 인사로 신규 선임됐다. 교보생명 자회사인 KCA손해사정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경영 수업 2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현대해상 입사와 동시에 임원에 오른 정경선 전무와 확연히 비교되는 속도다.

차남인 신중현 실장도 마찬가지다. 신 실장은 2020년 8월 교보라이프에 입사해 디지털전략파트의 일반 사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전략팀장을 거쳐 올해 4월 디지털전략실장으로 승진했다. 신 실장은 교보라이프의 각종 사업 전략 수립 및 데이터 분석, 서비스 고도화, 신규 서비스 개발 등을 이끌고 있다.

이 둘은 보험사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소유 지분이 없다.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를 승계 받을 김동원 사장의 경우 2019년말 전무 승진 1년 전에 지분 30만주(0.03%)를 매입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는 경영 수업 전 2006년과 2021년 지분을 매입해 현재 0.4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지분은 회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주식 매수는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들이 각 회사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반면 교보생명은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후 승계 속도 붙을까…신중하 상무, 그룹 데이터 통합 주도

교보생명의 지분 승계 속도가 더딘 배경에 지주사 체제 전환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주사와 자회사간 지분이 스왑되면 신 회장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올라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추후 지분 증여시에도 상속세 등으로 인한 지분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약 37%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2025년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신 회장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행사 관련 법적 분쟁 또한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면 교보생명은 지주사를 설립 후 당국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 또한 지주사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는 올해 임원으로 승진하며 기존에 몸 담고 있던 그룹경영전략담당에서의 입지를 더욱 높였다. 신 회장과 함께 교보생명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에 있어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는 또한 지주사 전환시 그룹 시너지 제고를 위한 작업을 주도해왔다. 신 상무는 그간 교보그룹의 데이터 체계 구축 작업을 통해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를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 작업을 지속 추진해왔다. 교보DTS의 자회사이자 데이터분석 전문기업인 디플래닉스(Dplanex) 설립을 총괄했고 지난해에는 데이터의 질적 확대를 위해 교보그룹 데이터 체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