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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교보증권, '지주+보험사 자본성증권' 투트랙 공략대형사 진입 어려운 곳서 공격 영업, 내년 커버리지 확장 목표

김슬기 기자공개 2024-12-23 11:33:1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하우스인 교보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권 등)'의 조달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에도 다수의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생명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 파트너로 나서면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보증권은 수년간 금융사 영업망을 탄탄하게 쌓아왔던 만큼 금융회사들의 자본성증권 조달 수요를 잘 포착해 주관사로 활약해 왔다는 평이다. 올해 자본성증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교보증권의 대표 주관 실적도 확대됐다. 다만 일반 기업 커버리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SB 주관실적 90%가 자본성증권

17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일반회사채(SB) 대표 주관 실적 1조326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간 실적인 5700억원 대비 133% 성장한 수치다. 전체 SB 시장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14%에서 1.93%로 높아졌다. SB 상위권에는 KB증권이나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사가 즐비하다.


교보증권은 2016년까지 SB 주관을 맡지 못했지만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를 공략하면서 금융사 네트워크를 넓혀나갔다. DCM의 경우 크게 SB, FB, 자산유동화증권(ABS)로 나뉜다. 2017년 신한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대표 주관사로 들어가면서 SB 시장에 진출했다. 중소형사인 만큼 커버리지를 무한정 늘리기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렸다.

교보증권은 올해 주관 실적 대부분을 자본성증권에서 올렸다. 올해 주관한 SB 중 89%, 1조1767억원이 자본성증권이었다.

자본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로 나뉘며 만기가 없거나 길어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구분되는 등 자본인정비율이 다르다. 은행·금융지주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총 자본비율과 기본자본 비율을, 보험사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등을 높이기 위해 주로 발행한다.

교보증권은 신한금융지주 15회차를 시작으로 우리금융지주(17회차), 신한금융지주(16회차), 하나금융지주(15회차) 등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 대표 주관사였다. 롯데손해보험의 14~15회차, 17회차 후순위채, 메리츠화재, ABL생명보험 후순위채 주관사로 들어갔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 메리츠금융지주 공모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각지대 공략, 보험사 후순위채 주관사도 다수 확보

현재 자본성증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하우스는 교보증권 외에도 한양증권이 있다. 한양증권은 올해 SB 대표주관 실적 1조2000억원 모두 신한·우리·BNK·하나금융지주 등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올렸다. 교보증권은 금융지주사 외에 보험사 등을 확보해 외연을 넓혔다.

통상 금융지주는 자본성증권 발행 주관사를 선정할 때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를 선정하지 않는다. 가령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게 되면 KB금융지주 내 계열 기관투자자 자금은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최대한 많은 기관투자자를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를 배제하는 것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생보사 계열로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구조를 잘 알고 있고 비교적 계열사가 많지 않아서 투자자 확보에서도 자유롭다. 또한 생보사 계열이어서 관련업종이나 자본성증권 발행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점도 강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본성증권의 경우 주관사를 맡을 수 있는 증권사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교보증권은 그간 본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잘 공략해 영업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본성증권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고 평했다.

다만 교보증권은 일반 기업 커버리지가 넓지 않다. 내년에는 일반기업의 회사채 발행 인수 업무를 비롯해 커버리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주관 및 인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내년에는 일반 기업 회사채로도 영역을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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