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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 돋보기]사외이사 의장 조건은 '전문성'…삼성은 장·차관 선호 뚜렷②SK그룹은 금융·법조 전문가 다수, 현직 교수 비중 낮은 게 특징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26 08:18:35

[편집자주]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대표한다. 어떤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는지가 이사회 독립성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선임한 이사회 의장 면면은 다양하다.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도 있다. 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어떻게 선임하고 그 의장은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더벨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이사회 의장 면면을 분석, 재계의 트렌드와 각 기업의 이사회 특징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3: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과 삼성그룹은 오너기업 한계를 극복하고 계열사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적극 기용함으로써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기업집단으로 꼽힌다. 두 그룹 계열사 이사회 의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SK그룹 계열사의 경우 각 분야 업계 전문가 출신 비중이 높은 데 비해 삼성 계열사의 경우 고위공직자 출신 비중이 상당하다.

국내 전체 기업 이사회 내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대학교수 출신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각 그룹 계열사 이사회 의장 중 교수 출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교수 출신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이 타 그룹과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SK그룹 계열사, 금융·법조 등 전문가 적극 기용

지난 9월 말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에는 SK㈜를 비롯해 SK하이닉스, SK바이오팜, SK이노베이션, SKC, SK텔레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그룹 계열사 8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기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시장에서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키 위한 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당 SK 계열사의 의장 상당수는 산업 각 분야에서 이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SK하이닉스는 하영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하 의장은 한국투자금융그룹 대표와 초대 한국씨티은행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을 거쳐 현재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선 박진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하 회장 후임으로 씨티은행장으로 선임돼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씨티은행을 이끌어 온 박 의장은 삼성증권과 한미은행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2022년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 합류, 지난해 3월 의장에 선임됐다. 현재 삼성화재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조달청장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강호인 전 장관은 SK스퀘어의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24회 행정고시를 통해 기획재정부 등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강 전 장관은 호텔롯데와 맘스터치앤컴퍼니 등을 거쳐 현재 GS건설 사외이사직도 겸임하는 등 이사회 참여 이력이 풍부한 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낸 권익환 변호사에게 이사회 지휘를 맡기고 있다.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검사 조직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권 변호사는 현재 ㈜한화 사외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상장사 대부분이 교수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과 같이 SK㈜와 SK텔레콤, SK바이오팜, SKC 역시 교수 출신을 기용하고 있다.

◇삼성의 고위 공직자 선호, 장·차관 출신 인기

삼성그룹도 사외이사를 적극 기용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명단에는 삼성 계열사 12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7개 계열사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기용하고 있다. 특히 의장 상당수가 고위 공무원 이력을 가진 점은 특기할 만하다.

삼성전기의 경우 금융위원장으로 일한 최종구 전 위원장을 지난해 사외이사로 영입, 올 초 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25회 행시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입문한 최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커리어 상당량을 쌓았다.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SGI서울보증 대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7~2019년 6대 금융위원장으로 일했다.
삼성생명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유일호 전 총리를 의장으로 기용했다. 삼성물산은 참여정부 시절 노동부 차관이었던 정병석 한국기술교육대 전 총장을, 삼성증권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문위원으로 일한 장범식 전 숭실대 총장에게 이사회를 맡기고 있다.

삼성카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7대 검찰총장을 역임한 김준규 전 총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고 삼성화재는 한국씨티은행장을 거쳐 금융위 등에서 활약한 박진회 전 은행장에게 지휘권을 맡겼다. 박 전 은행장의 경우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을 겸임, 두 기업의 이사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색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한조 의장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사회공헌 재단을 이끌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각종 사외출연 사업에 다양한 조언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업권에는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압도적인데, 이사회 의장은 전문성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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