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돈 버는 바이오의 미래도 '신약', 인벤테라 밸류체인 주목차세대 조영제 제품 독점 판매권 확보, 낮은 수익성 극복 기대
이기욱 기자공개 2024-12-27 08:31:22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9: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른 바 '돈 버는 바이오 기업'으로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자랑한다. 최대 강점 역시 조영제 사업을 바탕으로 한 수익의 안정성이다.하지만 시장은 동국생명과학의 기업 가치를 현 수익 구조가 아닌 신약에서 찾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수익성이 낮은 기존 조영제 사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인벤테라를 통해 마련했다.
인벤테라 지분 투자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조영제 신약에 대한 마케팅·영업·유통 등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차세대 조영제 제품 시장을 위한 밸류체인을 구축함으로써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 9.5% 개선세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동국제약 조영제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된 기업이다. 동국제약의 경쟁력 있는 조영제 제품들을 내세워 설립 첫 해부터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조영제는 엑스레이, CT, MRI 등 영상진단검사 시 인체에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조영제가 신체 혈관에 퍼지면 병변 조직과 정상 조직의 차이가 선명해져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사업과 연관 있는 영상진단장비 및 의료기기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약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최대 주력 사업은 조영제다.
작년 동국생명과학의 매출은 1202억원으로 이중 조영제 제품 및 상품 매출이 총 636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52.9%로 조영제 제품이 40.6%, 조영제 상품이 12.3%를 차지했다. 그밖에 조영제 API(원료의약품) 매출의 비중도 16.3%를 기록했다.
전체 조영제 관련 매출의 비중은 69.1%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역시 조영제 및 조영제 API 매출 비중이 70.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영제 매출을 기반으로 동국생명과학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 연 1000억원대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높은 안정성과는 별개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작년 동국생명과학의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7.1%에 불과하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4%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인벤테라, FDA 임상 2b상 계획 승인…선제적 15억 투자 '동업'
조영제 위주의 사업 구조와 낮은 수익성은 기업 가치 평가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조영제 사업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국생명과학은 사업 유사성 부문 단계에서 '의약품 관련 매출 비중 50% 이상' 기업들을 비교 기업으로 정리했다. 상대적으로 신약 개발 기업보다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가 낮은 전통제약사들이 비교 기업 그룹에 선정될 수밖에 없었다.
최종적으로 대웅제약과 영진약품, 녹십자, 일양약품, 한미약품 등이 비교 그룹으로 정해졌다. 이들 5개 기업의 평균 EV/EBITDA는 15.09배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동국생명과학의 EBITDA는 137억원으로 연환산 기준 182억원 수준이다. 비교 그룹 평균 EV/EBITDA 15.09배와 할인율 등을 계산한 예상 시총은 2015억~2287억원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작년부터 현재까지 코스닥 신규 일반상장법인의 평균 할인율인 31.69~23.72%보다 낮은 22.95~12.95%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조영제 사업 특성과 재무 안정성 등을 반영한 수치다. 평가 가치 대비 공모가를 비교적 높게 설정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동국생명과학은 미래 성장 동력을 인벤테라와의 협업에서 찾고 있다. 인벤테라는 2018년 11월 설립된 MRI 영상진단 조영제 신약 개발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MRI 진단에 사용되는 가돌리늄 성문의 조영제는 해상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독성이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인벤테라는 독성 없는 철분을 사용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보이는 차세대 MRI 조영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근골격계 특화 MRI 조영제 신약 후보물질 'INV-002'의 임상2b상 시험계획(IND)까지 승인 받았다.
동국생명과학은 작년 7월 조영제 신약 상업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3월에는 독점 판매권 계약까지 체결하며 신규 MRI 조영제의 마케팅·영업·유통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올해 8월에는 신약개발을 위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1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신약개발은 인벤테라가 담당하고 영업 및 판매는 동국생명과학이 하는 차세대 조영제 시장 밸류체인을 구축한 것이다. 인벤테라 조영제 신약에 대한 동국생명과학의 국내외 독점 판매권은 2032년 3월까지 유지된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안정적인 매출, 수익 구조가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인벤테라와의 신약 개발 협업을 통한 기업 가치 성장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024 이사회 평가]티웨이항공, 소위원회 6개 설치…이사회 경영 강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SK가스, 재무지표 악화…우수한 펀더멘털로 극복
- [ESG 등급 분석]'트리플 A+' SK케미칼, 이사회 경영 강화로 지배구조 개선
- [대한항공 밸류업 점검]'친환경' 항공기 도입·SAF 활용…'환경'에 방점 찍었다
- [대한항공 밸류업 점검]배당성향 6년 동안 10배 증가
- [제주항공 밸류업 점검]'산재한' 걸림돌에도 목표는 'PBR 3배'
- 이승환 에어인천 대표이사 교체 배경은
- 롯데온, '럭셔리 쇼룸' 오픈 성과…F&B·인테리어로 '확장'
- [사무관리사 경영분석]시장 파이 '1000조' 돌파, 성장세 '눈길'
- ETF 힘주는 NH아문디, 대표이사도 '운용맨' 교체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블록딜 유탄' 루닛 대표의 약속 "20억 이상 매도 사전공시"
- [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오너 참여 이사회, 견제기능 높인 '사외이사·소위원회'
- [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돈 버는 바이오의 미래도 '신약', 인벤테라 밸류체인 주목
- [thebell note]바이오텍의 위기 대응 기본 자세
- [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연말 넘겨 상장 '적기' 공략, 매출 기반 '일반 상장'의 여유
- [2024 이사회 평가]삼진제약, 오너 2세 다수 '공동경영' 사내이사 중심 체제
- [동방메디컬 IPO In-depth]'매출' 매력으로 상장 재도전, 특수필러 기반 자금계획 변경
- 재무·글로벌 힘 싣는 삼일제약, 권태근 CFO 부사장 승진
- [2024 이사회 평가]'구성원 5명' 환인제약, 경영성과로 외형 약점 만회
- 동화약품, 작년 재무발탁…올해는 실적좋은 OTC 보상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