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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원달러 환율, 당국 대응에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1464.8원에 마감…달러 강세와 정국 불안에 따른 원화 약세 요인 겹쳐

이재용 기자공개 2024-12-27 13:41:3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5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6일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심화한 강달러 기조와 국내 정치 불안이 겹치며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진 탓이다.

외환당국은 원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와프 한도를 증액하는 등 관련된 조치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하방 압력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환율 상단을 15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중 연고점 갱신…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종가 1456.4원보다 8.4원 올랐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대를 넘긴 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원 내린 1455.2원에 출발했으나 상승세로 돌아서며 오전 10시쯤 1460원대에 진입했다. 장중 최고가는 1465.9원이다.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고 있다. 2009년 3월 16일 148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초 이후 급등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비상계엄 다음 날엔 1410.10원까지 급등했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있었던 19일 이후부터는 4거래일 연속 1450원대에 거래됐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 106~107선에 머무르던 달러인덱스는 24일(현지시간) 기준 108.023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날 국내 정국 불안이 장기화되는 모습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도출되기 전까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이에 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발의하고 오는 27일 표결하겠다고 하자 환율은 1462원에서 1464원으로 뛰었다.

◇외환당국, 수급 개선 총력…상단 1500원대 전망도

정부도 원화가치 하락에 비상 대응 중이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총동원하고 있다. 먼저 국내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50%,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은 250%까지 가능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각각 75%, 375%로 상향했다.

올해 말 예정됐던 은행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위기 상황 대비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는 조치를 미룬 대신 여력을 실물 경제 지원에 써달라는 주문이다. 기업의 시설자금 용도 외화 대출을 허용하는 등 외화 대출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지난 19일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증액하고 만기는 2025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이 달러가 필요하면 정부가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환율 대응 여력을 높이는 조치다.

하지만 외환·금융당국의 대책 발표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원화 약세 압력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 상단을 15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 환율이 1500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직전 환율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2025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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