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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착공물량 점검]현대건설, 주택경기 침체 속 해외공사 '효자'⑦도급액 중 완성 비중 43.6%, 글로벌 일감 70% 상회

이재빈 기자공개 2025-01-10 07:28:24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중장기 매출 확대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은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착공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착공물량 감소는 매출 축소로 직결된다. 더벨은 주요 건설사들의 최근 5년간 착공물량의 변화와 현황, 매출 확대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도급공사액이 100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건설사다. 다만 3분기 말 전체 도급공사액 대비 완성공사액 비중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평균을 10%포인트(p) 이상 하회하고 있다. 주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도급공사 착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도급공사는 줄어들고 있는 계약잔액 확보가 필요하다. 2022년 15조원을 상회했던 계약잔액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2조6454억원으로 줄었다. 현대건설은 올해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등 조단위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계약잔액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주총액 100조 웃돌아, 완성공사액 비중서 국내 주택·건축 부진

현대건설의 2024년 3분기 말 기준 도급공사액 총액은 104조24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75조5628억원이었던 수치는 2020년 말 115조5736억원을 기록한 후 2021년 말 108조6251억원, 2022년 말 95조5335억원, 2023년 말 101조4743억원을 기록하는 등 100조원 내외를 유지하는 중이다.

미착공 현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일부 착공 현장에 대해서만 수주상세표에 공시하고 미착공 현장고 나머지 현장들은 모두 기타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전체 도급공사액 대비 완성공사액 비중을 보면 착공물량이 예년 대비 감소했음이 엿보인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완성공사액은 45조4019억원으로 비중은 43.6%다. 반면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5년 평균 비중은 54.6%로 나타났다. 2024년 3분기 말 비중이 예년 평균을 11%포인트(p) 하회하고 있는 셈이다.

완성공사액 비중이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로 착공이 어려워진 시점과도 일치한다. 2019년 말 57.9%였던 완성공사액 비중은 2020년 말 63.4%, 2021년 말 67.2%로 확대됐으나 2022년 말 들어 40.3%로 급감했다. 2023년 말 수치는 42.4%다.

국내 공사의 완성공사액 비중이 크게 하락한 점도 착공물량 감소를 시사한다. 2024년 3분기 말 국내공사 도급액은 총 61조459억원, 완성공사액은 14조8523억원으로 비중은 24.3%다. 반면 5년 평균 수치는 31.4%로 2024년 3분기 말 수치를 7.1%포인트(p) 웃돌고 있다. 연도별 수치는 △2019년 말 37.9% △2020년 말 34.1% △2021년 말 42.6% △2022년 말 22.5% △2023년 말 26.2% 등이다.

반면 해외공사의 경우 5년 평균이 74.9%, 2024년 3분기 말 평균이 70.7%로 집계됐다. 비중 차이가 4.2%포인트(p)에 불과하다. 해외공사는 안정적으로 착공전환이 이뤄지면서 완성공사액 비중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국내공사는 착공 지연으로 완성공사액 비중이 하락한 셈이다.

국내 주택공사 현장 중 착공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1·2·4주구 재건축이다. 2017년 9월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지난 호황기 때 착공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햇수로 9년째 착공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체 공사비는 지난해 8월 조합과의 재협상으로 산출한 신규 합의액 기준으로 3조8958억원에 달한다.

2020년 6월 수주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도 수주 6년차를 맞이했다. 역대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사업지로 시공사 선정 당시 책정된 공사비는 1조7387억원이다.

◇2024·2025년 조단위 해외공사 준공, 불가리아 원전 수주 기대

착공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해외 도급공사 측면에서는 신규수주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완성공사액 비중은 예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계약잔액이 감소세에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8조8280억원이었던 해외공사 계약잔액은 2020년 말 14조73억원 2021년 말 13조7831억원, 2022년 말 15조3237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3년 말 13조9779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4년 3분기 말에는 12조6454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들의 준공이 임박하면서 대부분의 도급계약액이 완성공사액으로 전환된 결과다. 공시 사업장 중 도급계약액이 4조1242억원으로 가장 큰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의 경우 2024년 3분기 말 완성공사액이 4조1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공사의 99.9%가 완료된 셈이다.

이밖에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공사(96.6%)와 사우디 마잔 오일처리 시설 신설 및 확장공사(97.5%),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공사(98.2%) 등이 대부분의 공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2024년 준공이 계획돼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들 공사의 경우 공사 대부분을 마치고 현재 시운전 등이 진행되는 단계"라며 "대부분의 도급계약액이 이미 매출로 인식된 사업지"라고 설명했다.

2025년에는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와 사우디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 사우디 네옴 런닝터널 공사 등의 준공이 예정돼 있다. 공시돼 있는 2025년 준공 예정 사업지들의 계약잔액 합계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1조5290억원에 달한다. 2025년에만 수조원에 달하는 해외공사 계약잔액이 감소하게 되는 구조다.

이들 프로젝트의 공정률이 진행되는 만큼 해외공사 계약잔액은 감소하게 된다. 주택경기 침체로 해외공사의 꾸준한 착공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래 일감이라고 볼 수 있는 계약잔액이 감소하는 셈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올해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를 통해 계약잔액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설계 계약을 따낸 현장으로 연내 본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 UAE 원전과 마찬가지로 공사비만 수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획대로 수주가 이뤄진다면 단숨에 조단위 계약잔액 확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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