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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착공물량 점검]SK에코플랜트, 줄어드는 일감 확보 '과제'플랜트·인프라 중심 포트폴리오, 공사 착수 '순항'…미래매출 가늠자 계약잔액 감소세

이재빈 기자공개 2025-01-08 07:29:17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중장기 매출 확대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은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착공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착공물량 감소는 매출 축소로 직결된다. 더벨은 주요 건설사들의 최근 5년간 착공물량의 변화와 현황, 매출 확대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착공물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시공사다. 전체 계약금액의 70% 이상이 매출로 전환되는 등 착공지연에 따른 매출 하방압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다. 플랜트와 인프라 위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착공전환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건설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미래 먹거리로 볼 수 있는 계약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지 않으면서 계약잔액이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본공사 착수와 신사업 확대로 매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도급공사액 중 71.3% '공사중', 일부 도시정비 주택사업 착공 지연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 수주상세표에 기록된 기본도급액 총합은 56조691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의 도급공사 계약금액 총합을 의미한다.

전체 기본도급액 중 공사 진행률에 따라 산출되는 완성공사액은 40조407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도급계약액의 71.3%가 이미 매출로 전환된 셈이다.

기본도급액 대비 완성공사액 비중은 2021년 이후 꾸준히 70%를 상회하고 있다. 2019년 67.2%였던 수치는 2020년 69.4%, 2021년 72.4%로 확대됐다. 2022년에는 72.8%, 2023년에는 70.6%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적잖은 시공사들이 수주한 물량의 50%도 착공하지 못 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가 순조롭게 착공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배경에는 비주택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가 있다. 2023년 솔루션사업(건설) 부문의 연간 매출 5조8942억원 중 건축·주택 매출은 2조1047억원을 기록하며 35.7%에 그쳤다. 반면 플랜트는 2조8940억원으로 49.1%, 인프라는 8954억원으로 15.2%를 차지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플랜트와 인프라 사업 위주로 수주가 이뤄진 덕분에 착공물량 관리가 수월했다.

다만 일부 주택 사업장의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2022년 4월 수주한 포항 용흥4구역(2368억원)과 같은해 9월 수주한 부산 괴정7구역(3651억원), 2023년 1월 수주한 부산 초량2구역(2800억원) 등이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미착공 사업지 6곳은 모두 주택 현장으로 총 도급금액은 1조7001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이후 순차적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발주물량 준공에 일감 축소, 신사업·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활'

70% 이상의 공사도급 계약이 착공물량으로 전환되면서 SK에코플랜트의 매출은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향후 매출로 전환될 수 있는 계약잔액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점은 중장기 매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2019년 말 20조2224억원이었던 SK에코플랜트의 계약잔액은 2020년 말 18조3492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1년 말 19조2167억원으로 일부 회복됐다. 하지만 2022년 말 17조7133억원, 2023년 말 16조6468억원, 2024년 3분기 말 16조283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계약잔액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의 최대치다. 공사를 수행하는 만큼 계약잔액이 감소하고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다. 아직은 연간 건설부문 매출의 3배를 상회하는 계약잔액을 확보하고 있지만 감소세가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체 도급공사액 역시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기본도급액 합계는 2021년 말 69조6617억원에서 2022년 말 65조1347억원, 2023년 말 56조5470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 3분기 말 수치는 56조6910억원이다.

도급공사액과 계약잔액 감소의 주요 원인은 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주요 프로젝트의 공사 종료다. 먼저 2024년 6월에는 SK하이닉스의 청주 M15 HBM 프로젝트가 준공됐다. 공사비만 1조2229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밖에도 2023년 6월에는 SK 배터리 헝가리 법인이 발주한 공사비 8281억원 규모 BH2 프로젝트가, 2022년 5월에는 SK배터리 미국 법인이 발주한 공사비 8189억원 규모 Ph-2 프로젝트가 준공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준공된 SK계열사 발주 공사는 총 5건으로 공사도급액은 도합 3조276억원 규모다.

다만 2025년에는 대형 프로젝트의 착공이 예정돼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추진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지조성 공사의 도급액만 4030억원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는 본공사가 시작되면 조단위 도급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발주물량의 준공 외에도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 선별수주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계약잔액과 전체 도급공사액이 줄어들게 됐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도 환경과 에너지 등 신사업을 통해 매출 규모를 유지 및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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