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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소외, 애꿎은 이유 찾기 '그만' thebell note

김소라 기자공개 2025-01-14 07:13:0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7: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의 '코인 불장'이 마냥 좋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외려 시장 관심이 집중되며 규제 강화 등 역효과가 따를 것을 우려했다. 한창 상장사 가치 제고에 페달을 밟는 금융 당국 입장에서 이러한 수급 쏠림이 달갑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실제 막대한 거래 자금을 제어·관리할 장치가 적절히 마련돼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는 국내 증시 소외 현상과 맞닿아 있다. 가상자산 시장 쏠림은 이어지는 반면 증시는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각 시장 수치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 일 거래대금은 8조원대를 기록했고 같은 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액은 10조원을 넘겼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시가총액이 3000조원에 달하고 코스피는 2000조원에 못 미친다.

전년 초부터 증시 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어온 당국 입장에서 이는 뼈아픈 결과다. 투심 잡기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앞장서서 상장사에 직접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지만 한 해 성과는 변변찮다. 코스피 기준 연초, 연말 거래 동향 변화는 미미했다. 다만 그 이유를 단순히 가상자산, 미국 증시 등 여타 시장 약진 영향으로 돌리는 판단은 섣부르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 자체 경쟁력 약화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기업 변호사 출신 한 법조인은 "국내 기업의 주력 상품은 전 산업에 걸쳐 중국과 겹치는데 그중 화학 사업은 생존 시간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며 "당장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성장 엔진이 꺼졌다고 평가받는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증시가 제값을 받기 위해선 지금과 다른 처방전이 필요하다. 단순히 배당·자기주식 매입 같은 표면적 접근에 그쳐선 안 된다. 제품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R&D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효용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 실질 내재가치를 제고토록 하는 방향이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성과보수 시스템도 정교화해야 한다. 주가가 특정 목표에 도달할 때 주식 보상을 충분히 지급하는 식이다. S&P 500 등 선진 시장에선 이 같은 정책을 적극 활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거두고 있다. 월급쟁이 CEO에 그치는 국내 경영인 사정과 상반된다.

더는 애꿎은 곳에서 증시 소외 이유를 찾지 말아야 한다. 지금 기업에게 절실한 것은 긴 호흡의 생존 전략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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