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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밀월 선택한 현대차…미국발 생크션 대응 시험대 무뇨스·성김 앞세워 미국 리스크 대응…북미시장, 글로벌 판매 30% 차지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13 09:01:0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2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생크션(Sanction)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 기부금을 내며 밀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발 관세 등 각종 규제 변화에 맞춰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미국 내 급변하는 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핵심 사업지역인 미국시장 사수를 위해서다. 미국 중심의 북미시장은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호세 무뇨스 사장과 성 김 사장을 선임하며 미국발 리스크 대응에 나선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현대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에 따르면 현대차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5일 대선 이후 트럼프 측 관계자들과 접촉해왔다. 이후 꾸준한 협의 등 과정을 통해 이번에 전격적으로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이번 기부는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기부 행렬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낸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미국 내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관세 등 생크션 리스크가 본격화 하는 가운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멕시코 등에 연산 140만대 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해놓았다. 미국발 위기가 현실화 할 경우 즉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3년 현대차그룹 완성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북미시장 판매량은 꾸준히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684만4719대를 판매한 가운데 27.01%인 184만8887를 북미시장에서 판매했다. 2023년에는 북미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의 28.85%인 211만3952대를 판매했다. 2024년 11월 누적 북미사장 판매량은 203만442대로 전체 판매량의 28.08%를 기록 중이다.

생산시설도 북미권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를 통해 미국공장(HMMA)을 운영하고 있다. 또 기아를 통해 미국공장(KUS)과 멕시코공장(KMX)을 각각 운영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HMMA 36만대, KUS 34만대, KMX는 40만대 등 총 110만대 규모다. 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조지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올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연산 30만대 규모인 HMGMA이 본격 가동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북미권 생산능력은 연산 14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은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더라도 외국산 부품을 많이 활용하는 자동차 회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와 중국 등에서 엔진과 미션, 모듈화한 부품 등을 북미로 수출한 뒤 현지 조립해 판매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그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활용해 생산과 판매 전 과정의 SCM(공급망관리)을 수행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발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 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브랜드 외에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호세 무뇨스 사장(좌)과 성 김 사장(우). *출처=현대차그룹.
이러한 생크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트럼트 당선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호세 무뇨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성 김 사장을 글로벌 대관 담당으로 각각 영입하며 트럼트 2.0 시대를 대비해왔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북미시장 전문가다. 성 김 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체제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에서 활동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최고 전문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기부금 외에 트럼트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기 위해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트 당선인과 현대차그룹 고위 인사가 회동하기 위해 트럼프 측 인사들에 구애를 펼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전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회동을 기획하고 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 참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상황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WSJ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무뇨스 사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별도 회동을 추진한것은 아니”라며 “취임식 등 행사에는 그룹 관계자 참석을 검토 중임며, 정의선 회장은 추임식 참석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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