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불붙은' LCC 패권경쟁…1위 자리 '흔들'합종연횡 ‘진에어·티웨이’ 맹추격…노선확대 등 '초격차 전략' 제동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03 08:58:27
[편집자주]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시설과 부딪혀 폭발했다. 생존자는 2명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번째로 크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평판 리스크는 추락했고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이번 여객기 참사가 제주항공의 경영활동,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상(LCC) 패권 경쟁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이 체급을 키우며 LCC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악재가 발생하며 제주항공의 성장전략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제주항공이 리스크를 겪는 가운데 경쟁사들은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통합 진에어가 출범할 예정이다. 또 대명소노그룹발 티웨이항공와 에어프레미아 연합이 출범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이 LCC 맹주로서 자리를 지키는 일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대형 악재 터진 제주항공 항공업 구조조정 수혜 못 받나
제주항공은 국내 2호 저비용항공사(LCC)로 2005년 설립됐다. 이후 꾸준히 1등 LCC 사업자 지위를 누리며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제주항공은 LCC 특유의 효율성과 수익성 등을 앞세워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며 기단을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제주항공은 체급에서 경쟁사들과 비교 우위를 가져왔다. 선점하고 있는 주요 공항 운수권과 슬롯을 활용해 경재사들보다 더 다양한 노선에 취항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초기 선점 효과로 ‘대한민국 No,1 LLC’로 발돋움했다.
제주항공의 항공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국내 LCC 중 1위다. 2022년 국제여객 승객 기준 한국 항공시장 점유율에서 제주항공은 7.46%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23년 10.78%로 3.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5.21%에서 7.38%로 2.17% 포인트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은 4.95%에서 7.96%로 3.0% 포인트 상승했다.
항공시장 구조조정에 따른 재편을 가정하면 제주항공은 경쟁사에 밀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한진칼 산하 LCC의 점유율은 2022년 10.1%에서 2023년 14.92%로 상승하며 LCC 1위로 올라선다. 대명소노그룹발 합종연횡이 진행 중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점유율을 합산할 경우는 2022년 5.46%에서 2023년 8.94%로 확대된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 출범에 맞춰 운수권과 슬롯 반납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시장 점유율 과반을 넘어서는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노선 반납이 이뤄질 예정이다.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의 운수권과 슬롯 반납 이후 항공시장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해 외형을 키우려고 준비 중이었다. LCC 1위 사업자 지위를 이용해 주요 공항에서 신규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었다. LCC 가운데 기단이 가장 크고 정비 및 지상조업 등 인프라 측면에서도 경쟁사 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추락사고로 제주항공은 향후 펼쳐질 운수권 및 슬롯 배분에서 뒤쳐질 것으로 보인다. 운수권과 슬롯 배분은 국토교통부의 심의위원회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 국토부가 배분대상 운수권을 공개하고 각 항공사가 신청하는 일종의 경쟁 입찰제다. 대형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은 규정 등 심사에서 감점요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특히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대한항공 등으로부터 장거리 노선을 이관받아 운항하고 있다. 이미 노선을 이관받은 경험이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운수권 및 슬롯의 이관이 이뤄질 것이란 신뢰를 쌓았다. 그만큼 운수권 등 배분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적에서 따라잡힌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성장률과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며 이익체력을 길러왔다. 매출은 LCC 가운데 가장 크고 수익성도 높은 편을 유지해왔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비교적 안정된 지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참사로 제주항공의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 등에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재무구조 차원에서도 신용도 하락과 각종 리스크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예상된다. 향후 중장기적으로 이익체력을 회복하고 재무구조를 안정화 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들의 이익체력은 더 커지고 재무구조도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 구조조정이란 큰 틀에서 통합 진에어가 출범하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연합이 출범할 경우 제주항공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이미 제주항공은 이익체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이다. 2018년부터 2024년 3분기 말까지 최근 7년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여전히 개별 LCC 가운데 매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 LCC가 합종연횡 할 경우 오히려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23년 제주항공 매출은 1조72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1조2772억원으로 제주항공의 74.08% 수준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8904억원으로 제주항공 대비 51.65%를 기록했다. 양사 통합이 예정된 가운데 이미 제주항공 매출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또 티웨이항공은 2023년 매출 1조3488억원을 거두며 제주항공 대비 78.24% 수준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수익성 측면에선 오히려 제주항공이 경쟁사에 밀리는 상황이다. 2023년 영업이익 기준 2위로 내려왔다. 진에어가 영업이익 1822억원을 거두며 1698억원을 기록한 제주항공을 제치고 영업이익 1위 로 올라섰다. 2023년 기준 제주항공 대비 경쟁사 영업이익은 티웨이항공 82.1%, 에어부산 94.11%를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 격차가 크게 줄었다.
영업실적에 각종 금융손익 및 영업외손익을 합산한 순이익에서도 제주항공의 경쟁력은 낮아졌다. 2023년 기준 순이익은 제주항공 1343억원, 진에어 1339억원, 티웨이항공 991억언, 에어부산 10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제주항공 대비 진에어 99.7%, 티웨이항공 73.79%, 에어부산 77.51% 수준까지 격차가 줄었다. 영업과 함께 재무관리 역량 등에서도 후발주자의 추월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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