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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베스핀글로벌, IPO 달성 과제 '거버넌스 투명성' 확보③지배구조 정점 '주 이노베이션', 조세회피처 버진아일랜드 위치…소유주 불투명

최현서 기자공개 2025-02-05 13:36:39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도입 기업의 80%는 MSP와의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받고 있다. 적합한 클라우드 선택, 최적 비용을 설계해 주는 MSP는 시장에서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올해 발생한 IT 블랙아웃 사태로 멀티 클라우드가 해결책으로 대두되면서 MSP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또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MSP 기업들은 상품 차별화, AI 결합 등 클라우드 설계에만 국한하지 않는 종합 IT 관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며 시장 판을 키우고 있다. 대기업 SI 계열사부터 보안기업까지 국내 주요 MSP 플레이어들의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MSP) 기업들의 염원은 기업공개(IPO)다. 최근 국내 대형 MSP 중 하나인 LG CNS가 IPO를 단행했다. 상장을 노리는 베스핀글로벌에게도 길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조건이 아직 부족해 보인다. '투명한 지배구조'의 부재가 걸림돌로 거론된다. 베스핀글로벌의 최대주주는 홍콩에 위치한 '뉴베리글로벌'인데 그 상단 주주들의 정보가 불투명하다.

베리글로벌의 최대주주는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되는 '주 이노베이션(Joo Innovation)'이다. 주 이노베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배구조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베일에 싸인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베스핀글로벌의 최대주주는 홍콩의 금융회사로 알려진 유한회사 '뉴베리글로벌'이다. 2015년 10월 17일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창업자는 뉴베리글로벌을 먼저 세웠다. 이틀 뒤 국내에 베스핀글로벌을 설립했다.

2023년까지 베스핀글로벌 대표를 맡고 있던 이 창업자는 김써니 현 대표에게 자리를 넘겼다. 김 대표는 현재 뉴베리글로벌 회장을 맡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뉴베리글로벌 지분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일단 뉴베리글로벌은 베스핀글로벌 주식을 사실상 전량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베스핀글로벌 주식 357만657주 중 20주를 제외한 357만637주(99.99%)를 보유하고 있다. 20주는 2016년 클라우드 사업 협력 계약을 맺으며 지분을 교환한 국내 경영 컨설팅 업체 '비디'가 갖고 있다.

정작 뉴베리글로벌에 대한 정보는 국내에 거의 알려진 게 없다. 해외 소재 법인이기 때문에 국내에 법인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뉴베리글로벌의 정보는 홍콩 기업등록국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홍콩 기업등록국은 기업 등록과 정보 열람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홍콩 기업등록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뉴베리글로벌은 총 2억4639만9248주를 발행했다. 주식 수가 많은 이유는 뉴베리글로벌이 시리즈 A부터 D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선주를 할당했기 때문이다.

뉴베리글로벌의 주주는 총 31명이며 주주 대부분은 투자자다. SKT의 중국 법인인 SKT 차이나홀딩스(1333만3334주), NH투자증권(77만주), DY홀딩스(813만3334주) 등이 뉴베리글로벌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홍콩 기업등록국(Companies Registry)에 등록된 뉴베리글로벌 유한회사의 세부 정보(Company Particulars) 중 일부/.출처=홍콩 기업등록국

뉴베리글로벌의 보통주(8553만5714주)를 갖고 있는 주주는 총 6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는 '주 이노베이션(JOO INNOVATION INC.)'이다. 뉴베리글로벌 보통주 8500만주를 갖고 있다. 전체 주식의 34.5%를 차지한다. 전체 보통주 비율로만 따지면 99.37%에 이른다.

베스핀글로벌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주 이노베이션은 '페이퍼컴퍼니'가 주로 세워지는 곳 중 하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외국 기업은 법인세, 소득세 등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힌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기업의 실제 소유자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관련 정보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주주, 이사 등의 정보도 비공개다. 물리적인 사무실이 없이 페이퍼컴퍼니만 세워도 법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업 설립 절차가 간편하다. 이러한 제도적인 배경 탓에 주 이노베이션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외부 자금 조달 '발등에 불', 많은 투자자도 '눈치'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되는 법인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이유로 상장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페이퍼컴퍼니가 최대주주인 법인의 상장 요건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편이다.

한국거래소가 발간한 '2024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 가이드북'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본적으로 복층지배구조에 대해 1개의 페이퍼컴퍼니만 인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신청 법인의 지배구조 중 다수의 페이퍼컴퍼니가 있는 경우 그 구조를 단순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의 최대주주가 개인이며, 동 명목회사의 존재 이유가 불명확할 경우 개인이 직접적으로 (상장)신청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며 "복층지배구조가 불가피하게 필요하게 된 정당한 사유를 증명함과 동시에 실질 최대주주 변경 등 주요 경영현황 공시방안, 실질 최대주주에 대한 의무보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이 국내 주식에 상장할 경우 주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당국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스핀글로벌은 국내뿐만 아니라 법인이 있는 지역 모두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뉴베리글로벌이 있는 홍콩, 해외 법인이 있는 미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레이트 등이 상장 무대라고 밝힌 바 있다. IPO 심사가 비교적 느슨한 지역에서라도 상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독립계 MSP로 분류되는 베스핀글로벌이 상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몸집을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경쟁업체로 분류되는 LG CNS, 삼성SDS와 같은 대기업 계열 MSP는 이미 캡티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양사는 국내 시장에 상장까지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베스핀글로벌이 지난해 조정 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하며 체질 개선 능력을 보여줬지만 지배구조를 단기간에 바꾸는 건 어렵다"며 "뉴베리글로벌이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상장'을 투자 조건으로 걸었을 수도 있다. IPO 허들이 낮은 국가의 주식 시장도 주요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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