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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원익머트리얼즈·QnC의 흑자, 재고 감축 전략 통했다④고객 생산량 '원복' 선제 대비, 실적 성장에도 풀기 힘든 숙제 'MT홀딩 상장'

노태민 기자공개 2025-05-09 09:01:40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그룹의 반도체 소재, 부품 기업인 원익머트리얼즈와 원익QnC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적자를 올리고 있는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는 대비되는 실적이다.

특히 원익머트리얼즈는 선제적인 재고 조정 조치를 통해 고객사의 감산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했다. 이는 재고자산에서도 나타난다. 원익머트리얼즈의 재고 자산은 2022년 1279억원, 2023년 403억원, 2024년 398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재고 조정 끝낼 채비, 매입 채무 증가

산업용 가스 기업 원익머트리얼즈가 2023년(247억원)에 이어 2024년에도 519억원 규모 영업흑자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회사의 매출액(3107억원)이 전년(3917억원) 대비 20.67% 줄어든 가운데 거둔 성과다.

회사는 2023년부터 매출원가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매출원가를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방 산업인 국내 반도체 기업의 감산 정책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2년 말부터 레거시 반도체 감산을 이어왔다. 올해도 테크 마이그레이션 등을 통해 D램과 낸드의 '자연적 감산'을 진행 중이다.

테크 마이그레이션은 반도체 기업이 구공정 라인을 신공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뜻한다. 공정 전환을 진행하는 만큼 웨이퍼 투입도 멈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인위적 감산'과 구분해 자연적 감산이라고 부른다.

이 기간 원익머트리얼즈의 재고 자산도 2022년 1279억원 수준에서 2023년 403억원, 2024년 398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고객사들의 반도체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원익머트리얼즈의 재고 조정도 끝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의 기대감은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에서 나타난다.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를 지난해 말 기준 272억원까지 늘렸다. 전년 대비 40.85% 증가한 수치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증산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만큼 원익머트리얼즈의 매출 상승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원익머트리얼즈가 올해 3384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8.92% 증가한 수치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낸드 생산을 보수적으로 진행 중인 만큼 국내 소부장 기업의 매출은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 2022년 희귀가스 제논(Xe) 쇼티지 여파로 매출이 5800억원대로 급등한 바 있는데 이러한 매출을 다시 거두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MT홀딩 효과' 매출 성장세 지속, 상장은 숙제

반면 원익QnC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익QnC의 매출은 2022년 7832억원, 2023년 8059억원, 2024년 8915억원이다.

2019년 지분 인수한 MT홀딩(MOMQ홀딩컴퍼니)가 이끌고 있다. MT홀딩의 매출액은 인수 직후인 2020년 2080억원에서 2024년 4773억원으로 성장했다. 인수 후 5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MT홀딩는 반도체 공정용 부품인 쿼츠웨어의 원재료를 가공하는 업체다. 반도체용 고순도 쿼츠는 광산에서 채굴되는데 MT홀딩는 이를 광산 업체로부터 넘겨받아 후가공하는 업체다. 이후 쿼츠웨어 기업인 원익QnC 등에 납품한다. 쿼츠웨어가 소모성 부품인 만큼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나면 MT홀딩의 매출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다만 MT홀딩의 상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숙제다. 원익QnC는 2019년 SJL과 MT홀딩을 공동 인수하며 공동매각청구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SJL은 인수 완료일부터 만 6년이 되는 날까지 MT홀딩이 상장하지 못하는 경우 보유 중인 지분의 전부를 일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상장 기한은 올해 5월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 실패 시 원익QnC의 재무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익QnC는 SJL이 공동매각요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주식인수가격에 연 4.5%의 복리를 가산한 수익률을 우선하여 보장해주기로 했다. SJL은 당시 5300만달러(740억원)를 출자했는데 4.5% 복리가 가산하면 6600만달러(921억원)가 된다.

원익QnC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억원 수준으로 SJL이 MT홀딩 공동매각 요구권 행사 시 추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원익QnC 측에 MT홀딩 상장 등 계획에 대해 문의하려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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